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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처럼 능력주의 교육 시급

탁인석 폴리텍 순천캠퍼스 학장

박대성 기자 기자  2012.05.09 06: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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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리나라도 싱가포르처럼 처음부터 진학과 기능인력 배출시스템으로 양분돼야 하는데 대학 4년을 마치고 취업이 안되니까 '앗, 뜨거' 하고 다시 (폴리텍으로)옵니다. 사회 국가적으로 엄청난 낭비입니다."

취임 2개월째를 맞는 폴리텍V대학(옛 기능대학) 순천캠퍼스 탁인석 학장(60.사진)은 9일 "국민들이 막연히 4년제, 2년제 대학자(字)가 붙어 있으면 뭔가 잘되겠지 하면서 막연히 가고 또 조장하는 풍조가 있다"며 "덴마크나 싱가포르, 네덜란드의 직업교육은 잘 돼 있는데, 이제 우리나라 기능인도 그런 식으로 분리해서 살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리텍대학은 40여년간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중간 기술인력을 배출해 온 국책특수대학으로, 대학 간판보다는 능력과 실력을 중시하는 실사구시의 직업교육을 전담하는 기관이다. 대학이름을 쓰고 있지만, 교육과학기술부가 아닌 고용노동부 산하에 배속돼 있다.

전국의 기능대학과 직업훈련원 등을 통합해 한국폴리텍대학을 출범시켰으며, 권역별로 폴리텍Ⅰ대학은 서울.제주권을 지칭하고, 폴리텍Ⅱ대학은 인천.경기, 폴리텍Ⅲ대학은 강원, Ⅳ대학은 충청, Ⅴ대학은 호남, Ⅵ대학은 대구.경북, Ⅶ대학은 부산.경남권을 아우르고 있다.

   
폴리텍 순천캠퍼스 재학생들이 실습에 열중하는 모습이 마치 실전 같다.

폴리텍Ⅴ대학 순천캠퍼스 탁 학장은 또 "정원이 400명 가량인데 낮에는 빈교실이 없을 정도이며, 특히 공장에서 위탁교육을 의뢰해 와 이들 취업생을 상대로 하는 교육도 효과가 좋다"고 소개했다.

위탁교육이란, 기업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한 뒤 이곳 폴리텍대학에 몇개월간 위탁교육을 시켜서 자신들이 원하는 생산현장에 곧바로 투입하는 교육을 말하는 것으로 별도의 기술교육없이도 현장투입이 가능하다며 기업들이 반기고 있다고 한다.

탁 학장은 "위탁교육 비용 또한 국비(고용보험)에서 지원되므로 기업은 비용이 안들어서 좋고, 신입사원은 동료들과 함께 기술을 익혀 취업현장에서 일할 수 있어 서로 윈-윈하는 프로그램이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폴리텍 순천캠퍼스는 또한 전공 외에도 부전공으로 다양한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고 한다. 생산현장에서 멀티융합형 직원이 되어야만 유사시에 적재적소에 배치될 수 있다는 것 때문이다.

폴리텍 광주나 목포캠퍼스 등은 2년제이지만, 직업훈련원이 모태인 순천캠퍼스는 1년과정으로 학력제한없이 누구나 입학 가능하다. 

별도의 시험없이 직무분석과 군대경력 등을 심사해 100% 면접으로만 선발된다. 다만, 여성에 대한 차별은 두고 있지 않으나, 학과 특성상 여학생 비율이 전체의 1% 미만으로 낮은 편이다.

   
1971년 개교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표지석 글씨가 대학본부 앞에 세워져 있다. 기능인 양성을 강조한 박 대통령은 당시 서울에 정수기능대학을 세웠다고 한다. 표지석에는 '기술이 앞선 민족일수록 남보도 일찌기(일찍이) 발전과 번영을 이룩했으며, 앞으로도 그러한 민족이나 국가가 남보다 앞서 세계를 이끌어 나가게 될 것이다'. 1971년4월8일 대통령 박정희.

학과는 컴퓨터응용기계과, 생산자동화과, 산업설비과, 전기제어과, 전자통신과, 비파괴검사과가 있으며, 학과별로 세부전공을 가질 수 있다. 정원은 390명이며, 특수용접(정원 25명)은 야간과정도 개설돼 있다. 교육과정 1년간 교재와 실습비, 기숙사비와 식비 등이 전액 무료이다.

탁 학장은 "인근에 여수와 광양산단이 있어 입학경쟁율도 3 대 1에 달하고 있으며, 취업율 100%를 목표로 구호도 '예스취업'으로 정했다"면서 "취업이 안돼 애태우는 것 보다 1년 또는 6개월간 열심히 노력해서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부모에 효도하는 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