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5.18 광주민주화운동 32주년을 앞두고 이를 추모하는 주요 행사가 시작됐지만, 그해 5월을 체험하지 못한 젊은 선생님들에게는 연휴를 앞둔 금요일쯤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광주의 일선학교 중 일부가 5월 18일에 타 지역 등으로 봄 소풍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당국은 학사일정을 고려한 계획이라고 설명하지만, 이 날의 의미를 상기하는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한다.
광주시민을 학살한 군부의 총칼에 맞선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타 지역에서조차 참배객들이 줄을 잇는 시점에 봄 소풍이라니, 과연 이 학교가 세계 민주・인권도시의 교육기관이 맞는지 의문이다.
5월 민중항쟁 행사위원회와 광주시교육청(교육감 장휘국)은 5월18일은 관내 초중고학교 점심급식을 주먹밥으로 실시할 것을 권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각 기관과 단체의 구내식당은 주먹밥 식사 후 차액은 기부할 계획이다.
타 지역에서는 ‘주먹밥으로 무슨 유세냐’ 할 수 있지만, 광주에서 주먹밥은 그냥 밥이 아닌 5월 항쟁기간 역사를 압축하고 있다.
32년 전 광주시민들은 피 흘려 쓰러진 이웃을 위해 자발적으로 피를 뽑았고, 식량부족과 극한 공포 속에서 시민군들에게 주먹밥을 건넸다. 광주에서 주먹밥은 그냥 밥이 아닌 피 속에 담긴 시민의 자발적인 마음이 빚어낸 감동이다.
시교육청과 행사위는 5월 광주의 아픔과 연대, 뭉클한 공동체의 감동을 상기하기위해 학교급식을 주먹밥으로 권고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학교가 학사일정을 고려해 타 지역으로 소풍을 가, 놀이시설을 이용하고 해수욕장 관광에 꽃놀이를 한단다.
‘전교조 출신 교육감을 뽑으면 뭐하나’ 라는 빈축이 들려오고 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이 같은 지적에 “학교 나름대로 연간계획에 의한 것”이라며 “타 지역으로 소풍을 가더라도 당일 간단한 추모행사를 갖도록 권고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학사일정에 의한 계획이고 소풍 일정은 학교장의 재량이며 교육청이 통제할 수 없다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교육개혁을 강조하며 일선학교장의 각종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있는 교육청 수장의 변명치고는 궁색하다는 지적이다.
또, 학사일정 운운하지만, 사실은 ‘금요일 소풍을 다녀와 토~일요일 쉬고 싶은 속내일 것’라는 추측이 일반인들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시교육청과 교육감의 처신도 문제지만 사실은 5.18을 체험하지 못한 20~30대 교사들의 역사의식이 문제’라며, ‘이들에 대한 학문적・객관적 검증을 거친 5.18 교육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꼬집고 있다.
5.18 광주민중항쟁 32주년이 10일 남았다. 민족・민주・인간화 교육을 주장하다 해임된 바 있는 전교조 출신 장휘국 교육감에게 주먹밥은 어떤 의미일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