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단말기자급제가 시행된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는 단말기 유통 경로와 상관없이 할인요금제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고폰·자가폰 등 자급폰도 요금할인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SK텔레콤과 LGU+는 당혹스러운 모양새다. 약 30%의 요금할인율은 현재 매출에 적지 않을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도 활성화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방통위는 7일 단말기 유통 경로에 관계없이 요금할인 혜택을 부여하는 할인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에 요금할인 혜택을 받지 못했던 △중고 단말기 이용자 △ 약정기간 만료 후에도 단말기를 계속 사용하는 자가폰 이용자 △일반 유통망에서 단말기를 새로 구입하는 이용자 등 요금할인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SK텔레콤(017670)과 LGU+(032640)는 당혹해 하는 눈치다. 단말기자급제 관련, 양사는 약 30%의 요금할인이 매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반면, KT(030200)는 단말기자급제 전용상품을 출시해 KT만의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방통위가 발표한 할인요금제에 따라, SK텔레콤의 3G정액요금제 요금할인율은 약 30%, LTE 정액요금제는 약 25%이고, LGU+의 3G정액요금제 요금할인율은 약 35%, LTE 정액요금제는 약 25%다. KT는 선택형 요금제로 3G와 LTE 구분 없이 음성 기본료는 약 25% 할인율(2년 약정)을 적용한다.
◆SK텔레콤 매출 감소 우려
먼저, SK텔레콤은 방통위의 이번 단말기자급제 발표에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2일 SK텔레콤이 발표한 2012년 1분기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시행된 기본료 인하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4% 감소했다. 연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9.8% 감소했다.
이렇듯, 실적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SK텔레콤은 단말기자급제의 요금할인은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방통위가 기존의 이통사 중심구조의 유통체계를 깨고, 단말기자급제 활성화를 위해 할인요금제를 발표했다지만, 세부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의 공포 또한 이중부담이라는 게 SK텔레콤 분위기다.
SK텔레콤은 단말기자급제 시행에 따른 준비기간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용자가 직접 단말기를 구입해 SK텔레콤에 가입할 경우, 그에 따른 안내서는 물론 가입신청서, 전용 전산구축 등 준비해야한다는 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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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는 7일 단말기 유통 경로에 관계없이 요금할인 혜택을 부여하는 할인요금제를 발표하면서 중고폰·자가폰 등에도 할인요금이 적용될 예정이다. |
그럼에도, SK텔레콤은 방통위가 제도의 방향을 제시한 만큼 내부에서도 빠르게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방통위가 발표한 방향을 정리하고, 세부적인 내용을 만들어서 늦어도 6월1일 이전에 제도 시행 준비를 마치고,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는 각오다.
SK텔레콤 관계자는 “6월1일 이전에 서비스를 마련하겠지만, 단말기자급제가 우선 시작된 만큼 5월에 가입한 고객들에게도 약정할인이 적용해야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며 “실적도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요금할인이 부담되는 것은 당연하고, 더욱이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 같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LGU+ 파급력 미미 예상
LGU+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단말기자급제 시행으로 경쟁사 대비 영향은 더 적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용자 사용률이 얼마나 될지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통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방통위는 요금할인제 방안을 발표하기 이전에 지금보다 더 높은 할인율을 원했고, 통신사업자는 높은 할인율을 수용할 수 없어 이를 조율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이와 관련, LGU+는 방통위가 제시할 할인율을 대략 짐작하고 있었고, 3G 전용 단말기를 구입해야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는 이유로 경쟁사와는 달리 부담 또한 적다.
더욱이, LGU+는 단말기자급제에 파급력도 짐작할 수 없으며, 제도 시행 초기단계로써 통신사 보조금 없이 이용자들이 얼마나 단말기를 구입할지도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LGU+ 관계자는 “경쟁사 보다 LGU+ 가입자가 적기 때문에 피해는 덜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용자들이 중고폰 등 얼마나 이용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KT, 특성화 상품으로 타깃 공략
한편, KT는 단말기자급제의 전용요금제를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KT는 저렴한 요금을 원하는 이용자의 입장에서 어떤 요금제를 제공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논의해 왔다고 밝혔다.
KT가 내세운 브랜드는 ‘심플’이다. 기본료와 가입비가 없이 최소 2000원부터 5만원까지 충전해 쓸 수 있는 ‘심플충전’과 약정기간에 상관없이 매월 납부하는 통화요금의 20%를 최대 15만원 한도 내에서 적립해 새로운 휴대폰으로 구입할 때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심플적립’으로 고객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향후, KT는 ‘심플정액’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스타일 요금제처럼 이용자의 사용패턴에 따라 음성, 문자, 데이터를 조합해 사용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단말 자급제 전용상품이 있는 것이 고객의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 방통위에서 발표한 요금할인 상품 ‘심플정액’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며 “KT만의 특성화된 상품을 통해 고객의 가계 통신비 부담을 줄이는데 계속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