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메가스터디(www.megastudy.net/대표 손주은)는 12일 고려대 2007학년도 정시 논술고사 분석자료를 내 놓았다. 이 자료는 메가스터디 통합 논구술 연구소(소장 김기한)에서 작성한 것으로, 논제의 유형과 난이도, 주제 등을 중심으로 분석한 것이다. 다음은 분석자료 전문.
<분석자료 전문>
11일 치러진 고려대학교 2007학년도 정시 논술은 전통적인 언어논술의 출제 유형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제시문을 정확하게 이해하여 공통 주제를 찾아 낸 뒤, 제시문 간의 연관 관계를 설명하고, 그 주제를 자신의 생각으로 발전시켜 전개하는 형태로, 2005, 2006학년도 논제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 고려대 측은 이와 관련, 언어 논술에서 통합논술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수험생들의 혼란과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때문에 기출문제를 통해 고려대 정시 논술을 착실히 대비한 학생들은 별 무리 없이 시험을 치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제시문 및 논제 분석>
1. 공통주제 찾기
제시문 간의 공통주제를 찾는 데서부터 시작하는 고려대 정시 논술은 기본적으로 정확한 독해 능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공통 주제를 잘못 찾을 경우 이미 좋은 평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번에 출제된 네 개의 제시문은 각각 예술의 기능 내지 효용을 설명하거나 효용주의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짜여져 있다. 따라서 제시문들이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주제를 ‘예술의 효용’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질서’의 문제를 다루었던 2006학년도 정시 논술의 주제에 비해 한결 명확하고 구체적인 것으로, 수험생들이 논제에 접근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2. 제시문 간의 연관 관계
제시문(1)은 다산 정약용의 <악론>중 일부로, 음악이 갖는 정치 교화적 효용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제시문(2)는 이형식 교수의 <푸르스트의 예술론>에서 발췌한 글로 예술효용주의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내용이다. 제시문(3)은 미카엘 하우스켈러의 <예술이란 무엇인가?>와 유진룡 등이 편집한 <예술경제란 무엇인가?>의 일부를 발췌하여 재편집한 것으로 현대사회에서 예술이 갖는 경제적 효용이 막대함을 보여주는 글이다. 끝으로 제시문(4)는 넬슨 굿맨의 <예술의 언어들>에서 발췌한 글로 예술의 충동적 성격을 강조함으로써 실용성과 무관함을 설명하고 있다.
이들 제시문 간의 연관관계를 정리해보면 일단 효용성을 인정하는 입장인 제시문 (1), (3)과 이를 부정하거나 비판하는 입장인 제시문 (2), (4)를 구분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예술의 효용성을 인정하는 제시문 (1), (3)은 각각 교화적 측면과 경제적 측면을 다룬다는 점에서 다시 나누어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제시문 (2), (4)도 하나는 예술의 효용주의를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있으며, 또 다른 하나는 예술의 비실용성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차이를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연관관계는 ‘효용’의 범주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른 양상으로 그려질 수도 있다. 한 예로 제시문 4에서 말하는 인간의 충동적 상징화마저도 ‘인간의 자기 표현’이라는 효용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경우, 제시문 (1),(2),(4)를 같은 관점을 지닌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3.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
이러한 제시문간의 연관 관계를 통해 살펴보면 결국 수험생이 전개해야 할 논점은 예술의 본질적 목적이나 기능을 효용성에서 찾아야 하는지, 아니면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는지의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효용성의 범주를 나름대로 정리한 뒤, 논의를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이미 고등학교 문학 수업 시간을 통해 수없이 이해하고 감상했던 예술지향의 작품들이나 현실지향의 작품들을 떠올리며 자기 주장의 논거나 사례로 활용하는 방법도 효과적일 것이다. 그래야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논술로 평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총평>
2007학년도 고려대 정시 문제는 유형화되었던 논제의 틀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 제시문의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주제가 수험생들에게 비교적 친숙한 것이었다는 점 등에서 평이한 수준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고려대 논술의 틀 자체가 문항 간의 유기적 관련성이 강하기 때문에, 부분적 오독만으로도 논술문 전체의 방향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큰 것이 고려대 논술의 특징이다. 실제로 그간 고려대 논술 채점위원들은 채점후기를 통해 논점에서 벗어난 답안이 매우 많았다고 지적해 왔다. 이런 점에서 이번 고려대 논술이 비교적 무난했다 하더라도 논제나 제시문 분석에 신중하지 않았던 수험생들은 여전히 좋은 점수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