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주)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하 KMAC)은 해마다 ‘한국산업의 서비스 품질지수’인 KSQI지수를 발표한다. 하지만 KSQI지수의 평가 기준과 이분법적 논리로 업계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서비스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KSQI지수를 발표하고 있어 그 공을 인정하는 부분도 적지 않지만, 90점이 넘지 않은 업체는 비우수 콜센터로 지정되고 평가 시 전문 모니터 요원의 주관적인 조사가 있어 조사의 타당성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KSQI지수의 문제점과 콜센터 산업에 끼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최근 콜센터 서비스품질이 기업 성과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콜센터 서비스품질 향상을 위해 체계적 진단과 그 진단결과에 따른 개선이 필요해 KMAC는 콜센터 서비스품질 조사인 KSQI를 실시하고 올해도 어김없이 그 결과를 발표했다.
KSQI지수는 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에 대한 고객들의 체감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로 기업의 상품 및 서비스 가치를 전달하는 접점에서 고객이 지각하는 서비스 품질 수준을 평가해 서비스 이행률 관점에서 지수화 하는 것을 말한다.
KMAC는 측은 KSQI 조사는 고객의견 조사를 통해 지수를 산정하는 제도와 달리, 다양한 산업의 콜센터 서비스 품질에 대한 전문가 조사를 실시해 지수를 산출·발표한다고 밝혔다. 또,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조사 제도로 기업의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일조하기 위해 매년 시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14개 산업 125개 업체 우수 콜센터
KSQI 콜센터부문 조사는 지난 2004년부터 종합경영컨설팅사인 KMAC가 국내 콜센터 서비스의 현 수준을 진단해 탁월한 서비스품질을 제공하는 기업을 발굴·장려하기 위해 매년 한국의 우수콜센터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콜센터 업계 관계자들은 KSQI 조사를 통해 경영진의 관심 유도 및 투자 확대, 국내 콜센터 산업 전반의 발전을 이루는데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KSQI지수는 33개 산업 206개 기업 및 기관의 콜센터를 지난 2011년 6월9일부터 2012년 2월3일까지 4회 분기별로 나눠 2만600회를 조사했으며, 시간대·요일별로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사전 교육받은 모니터 요원이 고객의 입장에서 콜센터로 직접 전화해 평가했다.
그 결과 14개 산업의 125개 업체가 90점 이상을 기록해 우수 콜센터로 선정됐으며, 90점 미만은 12개 산업의 81개 업체가 비우수 콜센터로 조사됐다.
이에 우수 콜센터로 선정된 업체들은 ‘한국의 우수 콜센터’라는 인증 명칭을 받고, 4대 일간지에 게재 되는 등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비우수 콜센터로 선정된 업체 관계자들은 부서 이동, 퇴출 등 많은 불이익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KMAC는 ‘우수·비우수 콜센터’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두 그룹 간 세부 항목을 비교해 볼 때 크게 두 가지 항목에서 격차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차이를 나타내는 항목은 ‘상담원 연결시간’으로 고객들이 상담원 연결을 요청한 이후 실제 상담원에게 전화가 연결되기까지 대기시간을 측정하는 항목이다.
이 항목은 KSQI 조사에서 최소 20초 이내 전화 연결을 적합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우수·비우수 콜센터의 점수를 비교해 보면 우수가 80점, 비우수가 64점으로 비우수 콜센터의 대부분은 20초 이내 연결 확률이 63.5%에 그친다는 것이다.
◆‘호응어’ 점수만 높이면 ‘우수 콜센터’
하지만 이에 대해 업계관계자는 “서비스 레벨을 20초로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일부 금융기관에서는 응대율을 높이기 위해 소위 ‘받고 끊기’ 전담팀이 운영되고 있을 정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너무 높은 지표로 업체들이 고객은 생각지 않고 응대율을 높이기만 급급한 것이다. 업체의 평균 응대율은 40초에서 50초가 적정 수준이다”며 “너무 높은 지표로 인해 업체들은 경제적 부담과 고객들은 20초라는 시간을 기본으로 알고 있어 20초가 넘으면 화를 내는 고객들이 많아 이를 개선해 줘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항목은 우수·비우수 콜센터 모두 점수가 좋지 않은 항목이 ‘호응어’이다. 호응어는 고객과 상담 시 고객의 말에 호응을 해 주는 것을 말한다.
‘호응어’의 경우 우수그룹과 비우수그룹간에 12점의 큰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
또 그는 “목소리에도 표정이 있다. 상담사가 고객의 말에 공감을 하고 경청하는 느낌이 좋으면 점수를 받을 수 있다”며 “호응어를 객관적인 기준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결과 알려주지만 업체 노력 안 해
지난해까지 콜센터 업체에서 의문점을 제기 했던 것이 결과 발표다. 일부 업체 관계자들은 KSQI지수가 발표되고 난 후에 KMAC에 평가결과를 의뢰했는데 받지 못했다고 말하는 반면, KMAC는 원칙적으로 언론발표 후 모든 자료는 공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KSQI 담당자는 “만일 못 받거나 주지 않았다고 하는 업체들의 경우 언론발표 전에 달라고 한 업체일 것이다”며 “발표 전에는 우수·비우수 업체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료 공개는 요청하는 기업에 대해서만 하고 있으며, 접수는 이메일로 받고 있다. 또 콜센터 관련 채널이 많기 때문에 부서장이나 담당자에게만 답변을 해 준다”며 “CS총괄부서에서 요청 시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KMAC는 자료를 업체에 공개하고 있는데도 업체가 개선을 하고 있지 않는 것이라면 이는 업체의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우수·비우수 기준 현실화
KSQI지수 발표 초기에는 우수콜센터만을 공개했었다. 하지만 2008년부터는 90점이 넘는 기업과 넘지 않는 기업을 발표하면서 업계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콜센터 업체들은 KMAC에서 하는 조사 외에 자체적으로 품질 서비스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그 조사에서는 70점 이상이면 ‘우수’로 평가받는다. 반면, KMAC 조사는 90점 이상을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우수 그룹과 비우수 그룹 간 격차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우수 콜센터의 경우 90점에서 95점이 주를 이루고, 비우수 콜센터의 경우 85점에서 89점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점 차이로 비우수 콜센터로 선정되는데 불만이 있는 것이다.
평가기준도 의문이다. 2004년부터 꾸준히 우수 콜센터로 지정된 업체가 있는 반면 지금까지 계속해서 비우수 콜센터로 선정된 업체도 있다. 또 해마다 ‘우수’에서 ‘비우수’로 ‘비우수’에서 ‘우수’ 콜센터로 넘나드는 업체도 있다.
우수로 선정됐다 안됐다 하는 업체 관계자의 경우 “특별한 노력을 한 적은 없다. 어느 해는 우수로 지정되고 어느 해는 되지 않는다”며 “어떤 기준으로 평가를 했을 때 이렇게 나오는지 궁금증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KMAC의 KSQI지수가 콜센터 산업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다. 일단 비우수 콜센터로 선정된 업체들은 우수 콜센터가 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우수 콜센터는 계속 그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서로 간 노력 절실
‘호응어’ 점수를 높이기 위해 콜센터 업계에서는 ‘고객님 서운하셨겠습니다’, ‘아! 그러셨어요. 고객님 입장에서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등 ‘호응어’ 스크립트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KMAC가 ‘호응어’의 명확한 평가기준과 응대 신속성에 대한 부분을 개선하지 않는 다면 KMAC가 바라보는 콜센터 산업은 지속적인 발전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기업들은 KMAC에 자료 공개를 요청하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자신들이 부족한 부분을 더 열심히 갈고 닦아 ‘우수 콜센터’가 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