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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S증권의 대형증권 3사 특허침해 공세 뒷얘기

정금철 기자 기자  2012.05.07 16: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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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 3월 S증권은 스마트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주파수(주식파수꾼)’의 서비스를 무단 사용한 정황을 포착하고 D증권과 W증권, S투자 등 대형증권사 3개사에 특허 침해를 알리는 공문을 발송했습니다.

이 MTS는 투자 종목의 목표가 도달 및 신규 뉴스 발생 때 실시간 알림서비스, 외국인 매매포착, 고객 이슈알림 지정 등이 특징으로 푸시(Push) 알람 기능을 통해 서비스를 전송합니다.

S증권은 이 서비스에 남다른 정성을 쏟은 만큼 업계 최초의 차별화 기술이라 자부하며 올해 초 특허 등록을 마치기도 했습니다.

이런 MTS기능을 대형증권사에서 일언반구도 없이 사용하자 중소형사인 S사는 뿔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지난달 말 S증권은 이들 세 개 증권사가 무반응으로 일관하자 다시 2차 공문을 발송, 8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답변시한을 하루 남긴 현재까지도 이렇다 할 반응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S증권 관계자는 “어떤 증권사도 아직 공식적인 입장 표명이나 통보는 없고, 타 증권사들도 어플리케이션 출시를 미루거나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답변이 8일까지라서 아직은 기다리고 있다”고 씁쓸해 했습니다.

또한 얼마 전 한 증권사에서 MTS 개발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한 프로그램 개발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MTS 개발과정은 일반적으로 기획과 기술 검토, 개발, 테스트 순으로 진행되며 서비스 상용화까지는 이르면 3개월에서 늦춰지면 6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이 관계자는 “HTS(홈트레이딩시스템)이나 MTS는 큰 트래픽을 요구하는 프로그램”이라며 “수많은 돈을 연계하는 프로그램에 오류가 나면 엄격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MTS는 속도로 따질 프로그램이 아니라 안전성을 우선으로 하는 것”이라며 “실제 개발자가 아닌 모조 개발로 돌아갈 경우 당장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오류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릴 경우 소스 등의 업그레이드로 문제를 덮을 수도 있겠지만 정작 자식과도 같은 자신의 프로그램이 다른 곳에서 사생아처럼 쓰이는 것을 보면 참기 힘들다고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 이처럼 암묵적인 상도덕을 어기는 사례는 다른 곳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대형증권사인 S증권은 우량 고객에 제공하는 추가할인율을 업계 지인들에게 공개했습니다. 이 탓에 일부 다른 증권사들도 일대일 계약으로 볼 수 있는 추가할인율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추가할인율을 대강이나마 털어놓게 됐고 이러한 사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업계에 퍼져 이제는 당연한 공지로 인식되고 있을 정돕니다.

이외 작년 중반께 D증권사는 타 증권사의 거래를 자사로 옮기면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로 타 증권사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포함해 주요 애널리스트(연구원)들을 뒷거래로 영입해 증권사 간 파열음이 커지는 사례는 매년 벌어지는 일입니다.

최첨단 시스템으로 큰돈을 돌리는 금융투자업계인 만큼 자본을 회전시키는 데 필요한 인력·물적 부속품이 수시로 공급돼야하고 기능적 측면에서의 내·외부 조율도 항시 필요하지만 이들의 원시적인 ‘자족(自足)’ 행태는 과거와 다를 바 없습니다.

불법이냐 아니냐의 모호한 경계 따지기를 떠나 업계 기밀을 동종 간 사수하려는 일정 수준의 의리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금융소비자들도 암흑에 적응하는 암순응 능력을 갖고 있음을 알면서도 공개된 허물만 덮으려는 눈에 보이는 업계 감싸기는 결국 독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이제는 인정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