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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사회당 정권 탄생, 유로존 긴축기조에 '어퍼컷'되나

英-和蘭 선거이어 '긴축 피로감' 완결판…신재정협약 운명에 촉각

임혜현 기자 기자  2012.05.07 0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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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프랑스에서 6일(이하 모두 현지시간) 실시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현직 대통령인 사르코지 후보를 물리치고 사회당의 올랑드 후보가 승리했다.

7일 AFP통신은 프랑스 여론조사기관들의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 올랑드 후보가 52-53%의 득표율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벨기에의 르 수아르 신문 인터넷판도 프랑스 사회당 소식통을 인용해 올랑드 후보가 약 53%의 득표율로 사르코지 대통령에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에서 미테랑 전 대통령 이후 17년만에 좌파 정권이 탄생한 상황에서 앞으로 유로존의 경제 전반에 대한 진행 향배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유로존에서 가장 비중이 큰 국가 중 하나다. 이런 프랑스를 이끌 엘리제궁의 새 주인이 된 올랑드 후보는 이미 이전 정권과는 결을 달리하는 경제 정책을 펼 가능성으로 주목받아 왔다.

프랑스, 신재정협약 입장 뒤집을까?

좌파 정권의 프랑스 장악이 가시화된 가운데, 유럽 각국 정부와 시장은 당분간 긴장을 늦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랑드 후보는 대선 유세 기간 동안 유럽연합(EU) 신재정협약(유럽 국가 간 재정통합을 목표로 서명한 협약)의 재협상을 강력히 주장해 왔다.

이 때문에 사회당 정권이 들어서면 유로존 재정통합 연대에 금이 갈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된 바 있다. 물론 이번에 프랑스 대선의 예선 투표에서 극우파가 일정 부분 득표하고, 이들이 결선에서 사르코지 후보를 지지하는 대신 사르코지-올랑드 모두 거부라는 선택을 한 점이 대선 최종 결과를 만들었다는 데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풀이는 프랑스 대선의 레이스 과정에서 상대파의 힘을 어느 정도 의식하고 유연해진 올랑드 후보가 엘리제궁에 입성한 이후에는 후보 시절의 정책 아이디어보다 원만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인 셈이다. 더욱이 메르켈 독일 총리 진영이 올랑드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이후에 일정 부분 대화 채널을 열면서 교감한 점도 어느 정도 양측간 협상 가능성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올랑드 후보가 집권 이후에 재정 긴축보다 정부 지출과 경기 부양에 무게를 둬 구상한 전체 플랜을 모두 폐기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정부가 긴축할 수록 경기가 침체돼 서민들이 체감하는 고통이 가중된다고 보는 풀이는 사회당의 기본 논리이기도 하지만, 유럽 전반에서 현재 일고 있는 '긴축 피로감'을 적절히 읽어낸 것이기도 하다는 점 때문이다.

프랑스 변화에 '긴축 피로감' 확산 속도 달라질 수도

올랑드측 대선 공약은 신재정협약을 재협상해 성장 조항을 추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성장률이 기준 이하로 하락하면 긴축 정책을 중단할 수 있다는 내용을 넣겠다는 단서적 언급이다.

그런데, 프랑스는 독일과 달리(독일은 건전한 경제의 구조로 자국의 경제는 물론 유로존 전반의 위기관리 국면 자금줄을 사실상 떠받치고 있다. 이익을 외부로 퍼나르고 있다는 국내 항의는 여기서 촉발) 재정의 건전성과 높은 성장률을 담보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상황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공약대로라면 긴축을 접고 공공정책으로 돈을 푸는 파이프라인을 열 수 있고, 그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게 현재의 프랑스 사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유로존을 떠받쳐온 독일과 프랑스간 협력 체계는 균열이 불가피하며, 메르켈 독일 총리쪽이 우려하는 것도 이러한 대목이다.

더욱이 네덜란드가 조기 총선으로 치달은 점, 영국 보수당이 최근 지방선거에서 실패한 원인 등도 긴축에 대한 부담감과 피로감이 대중 사이에 높은 데 따른 후폭풍이었음을 감안하면, 프랑스가 어느 순간 긴축에 대한 회의감을 공식 정책 이행으로 현실화하는 경우 유로존의 '긴축을 통한 재정위기 해소'는 종언을 고할 수밖에 없다.

유로존 이미 경기 둔화 상황, 정책 방향 틀면 세계 전반에 악영향 우려

이와 같은 상황은 유로존 위기감이 높아질 가능성을 일부 담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즉 세계의 현 경제 사정을 보면, 유로존 경기 부진과 신흥국 성장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하방 위험이 존재하지만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는 게 기본 골자다.

선진국은 미국 등 주요국의 실물 경기의 개선 추세가 이어졌으나, 신흥국은 유럽 지역의 경기 부진으로 인한 수출 증가세가 감소하고 있는 등(한국개발연구원 '경제동향 5월호' 등) 유로존은 아직 긴축을 한 만큼 성공적인 부흥을 이루지 못하고 있고 이런 영향은 세계 경제 전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에 따라 프랑스 사회당 정권이 어떤 연착륙 과정을 거쳐가면서 위험을 최소화한 정책의 변환을 이룰지, 혹은 강한 충격파를 시장에 안기면서 급한 비상착륙을 택할지에 따라 우리와 같은 신흥국 시장의 요동폭 또한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