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부동산 경매시장에서 단독주택이 경기침체를 틈타 아파트를 제치고 인기몰이중이다. 서울은 물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공시가격이 오른 데 이어 경매시장에서도 낙찰가율이 상승해 가치가 높아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로 매력을 잃은 아파트의 대체 투자품목으로 단독주택이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경매정보 전문기업 부동산태인이 최근 1년간 경매에 나온 전국 소재의 단독주택 물건 1만4698개 정보를 분석한 결과, 낙찰가율은 전년(1만7238개)대비 2.9% 오른 79.55%를 기록했다.
특히 유찰건수가 눈에 띈다. 최근 1년간 유찰건수는 7248개로 전년동기(8971개)대비 19.21%(1723개) 줄었다. 또, 유찰을 거치지 않고 낙찰된 단독주택은 882개로 전년(786개) 같은 기간보다 12.21%(96개) 늘었다. 감정가액보다 더 비싼 가격에 낙찰된 물건도 늘었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1년 만에 1150개로 지난해(1069개)보다 7.58%(81개) 늘어난 수치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연구원은 “같은 기간 총 물건수가 지난해보다 14.73%(2540개) 줄어들었지만, 감정가액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된 물건이 늘어났다”며 “단독주택의 인기도가 보여지는 수치 이상으로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아파트시장 장기침체…버블세븐지역 아파트 낙찰가율도 떨어져
이처럼 불경기에도 단독주택 가치가 오르는 이유는 부동산시장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아파트의 경기침체 여파가 크다.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등 수익성 측면에서 신통찮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아파트는 매매시장뿐 아니라 경매시장에서도 매력을 잃은 양상이다.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시세를 주도하던 버블세븐(강남·서초·송파·목동·분당·용인·평촌)지역 소재 아파트물건 낙찰가율은 4월 말 현재 77.4%로 전년동기대비 6.5% 떨어졌다.
7개 지역 중 낙찰가율이 가장 많이 내린 곳은 강남3구라 불리는 서초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3% 하락했다. 서초구 다음으로 낙찰가율이 많이 떨어진 곳은 △송파구(-8.7%) △평촌(-7.1%) △분당(-5.6%) △용인(-5.1%) 순으로 낙찰가율이 떨어졌다.
◆서울 인접한 근교 실수요가 단독주택 인기 한몫
아울러 아파트 생활을 접고 귀농이나 전원생활을 고려하는 도시민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단독주택의 몸값 상승에 한 몫하고 있다. 실제 거주나 주말농장 운영 등의 목적으로 한적한 곳에 위치한 단독주택을 낙찰 받는 실수요자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이 같은 목적으로 단독주택을 찾는 수요자 중 상당수는 서울에서 2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근교 지역이나 다소 멀더라도 미래가치 상승이 예상되는 지역을 선호한다. 경기도에서는 △포천(102.87%) △남양주(89.39%) △광주(83.19%) 순으로 단독주택 낙찰가율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강원도에서는 춘천지역 단독주택 낙찰가율이 88.92%를 기록해 타 지역보다 높았다. 기타 속초나 홍천, 평창 소재 단독주택도 70% 중반대의 낙찰가율을 기록하는 등 평균 이상의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아직은 단독주택이 아파트를 대체할 것이라고 말하기는 이른 시점”이라며 “단독주택의 오름세는 아파트 침체와 맞물려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