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솔솔 불어오는 봄바람, 따뜻한 날씨, 어린이날까지 5월은 아이들이 밖에서 뛰어 놀기 딱 좋은 시기다. 야외활동이 잦아지면서 우리아이 건강에도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키가 쑥쑥 자라는 좋은 현상이라 소홀하게 넘기기 쉬운 성장통은 꼼꼼한 관리와 관찰이 필요하다. 단순한 성장통일 수도 있지만, 자칫 통증을 방치했다가 관절염 등 증상이 유사한 병을 키울 수 있으니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주부 김모 씨(35세, 여)는 아이가 봄소풍을 다녀온 후 밤에 무릎과 엉덩이가 아프다고 칭얼대 불안한 마음에 다음날 병원을 찾기로 했다. 아침이 되자 통증이 사라져 안심했는데 학교에서 돌아온 후에 다시 아파하자 급하게 소아정형외과를 방문했다. 진찰과 정밀검사를 받고 마음 졸이며 결과를 기다린 끝에 단순한 성장통으로 진단받고 나서야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밤마다 팔, 다리 통증 호소하면 ‘성장통’ 의심
성장통은 성장기 어린이(3~12세), 특히 여자아이에게 빈번하게 나타난다. 아이들이 주로 양쪽 정강이 또는 허벅지를 아파하는데 가끔 팔이 아파 고통을 호소하는 아이도 있다. 주로 밤에 통증을 호소하다 쉬거나 잠을 자고 일어나면 통증이 사라진다. 특히 활동이 많은 소풍이나 운동회 등 신체활동이 많았던 날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은 거의 매일 반복되며 활동적인 아이들에게 더 흔하게 나타나는데 한동안 통증이 없다가 재발하는 경우도 많다.
성장통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성장하면서 뼈를 싸고 있는 골막이 늘어나 주위의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밖에도 뼈가 빠른 속도로 자라는 데 비해 근육은 더디게 자라기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라는 주장과 비만, 스트레스로 인한 발병이라는 설도 있다. 성장통은 성장 과정 중에 겪는 통증의 하나로 1~2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없어지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가벼운 마사지와 찜질, 올바른 영양공급으로 통증 완화
아이가 성장통으로 아파한다면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좋게 해주는 가벼운 마사지, 따뜻한 수건찜질 또는 따뜻한 물을 이용한 전신 목욕으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어린이용 진통제(해열제는 진통 작용이 있음)를 이용해 가라앉힐 수도 있다. 근육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심한 운동은 피해야 하고, 뛰고 놀았을 경우에는 따뜻한 목욕과 함께 충분한 휴식을 취하게 한다. 또한 인스턴트나 가공 식품은 피하고 콩류, 생선, 살코기와 김, 미역 등 해조류를 이용해 단백질과 칼슘이 충분히 들어간 음식을 섭취하도록 하는 것도 성장통에 효과적이다.
성장통과 유사한 증상, 방치하면 큰 병 키워
하지만 성장기의 아이들이 다리 통증을 무조건 성장통이라 단정 지으면 위험하다. 대퇴골(넓적다리뼈) 머리부분에 피가 통하지 않아 뼈가 썩는 대퇴골두무혈성괴사, 고관절(엉덩이 관절)에 물이 차고 염증이 생기는 일과성 고관절염, 골절,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 골수염 등의 초기증상이 성장통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통증을 호소한다면 부모들은 단순한 성장통인지 치료가 시급한 질환인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열이 나면서 팔다리가 아프다고 호소할 경우, 외상 후 관절이 붓거나 움직이기 힘든 경우, 다리를 저는 경우, 통증이 낮에도 나타나며 수 개월이 지나도 지속될 경우에는 성장통이 아닐 수도 있다. 대개 간단한 진찰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X-ray와 혈액 검사까지 해야 한다. 따라서 수 주 이상 지속되는 통증이 있을 경우 반드시 성장통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며 특히 열이 동반될 시에는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부평힘찬병원 박승준 부원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