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주식시장에서 억대 주식을 보유한 ‘부자 어린이’의 수가 처음으로 100명을 넘었다. 주로 재벌가 자녀들에 대한 주식증여가 급증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특히 GS(078930) 가문은 만 12세 이하 어린이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수백억원대에 달해 지분가치 순위 상위권을 휩쓸었다.
4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지난달 30일 종가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1억원 이상을 기록한 만 12세 이하(1999년 4월 30일 이후 출생자) 어린이는 10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15명이 늘어난 수치이며 새로 억대 주식부자 명단에 합류한 어린이는 22명이었다.
◆세금 줄이고 보는 눈 피해 ‘짬짬이 증여’
재벌닷컴 측은 “최근 상장사 대주주들이 자녀들에게 어릴 때부터 회사 주식을 1회에 수백~수천주씩 나눠 증여하는 이른바 ‘짬짬이 증여’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회사 주식을 조금씩 증여하는 것으로 나중에 증여하는 주식에 대해 배당금 등 소득원을 제시할 수 있어 세금을 줄일 수 있고 대량 증여에 따른 세금 부담과 사회적 비판도 다소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올해 새로 억대 주식부자가 된 22명 중 지난해 주식을 증여받은 어린이는 10명이었으며 나머지 12명은 과거에 받은 주식을 밑천으로 무상증자 또는 배당금 등을 받아 주식을 늘린 경우였다.
이번 조사결과 가장 많은 어린이 주식부자를 배출한 가문은 GS였다. GS 허용수 전무의 장남(11세)과 차남(8세)이 각각 453억원과 163억원으로 어린이 주식부자 1위와 3위에 올랐다. 2위는 GS홈쇼핑(028150) 허태수 사장의 딸(12세)이 차지했으며 지분가치는 170억원이었다.
허 전무의 장남은 세 살이던 2004년에 증여받은 GS 주식 25만9000여주가 현재 76만341주로 늘었다. 차남도 GS 주식 27만3000주를 다섯 살 때인 2009년에 받아 매년 2~3억원대 배당금을 받고 있다.
허 사장의 딸은 2003년 세 살 때 GS건설(006360) 주식 2700주를 받은 지 9년 만에 6만2700주로 불렸으며 네 살 때인 2004년에 취득한 GS 주식 13만7000여주는 현재 19만5916주로 늘었다.
◆젖먹이·미취학 아동도 억대 주식 받아
예신그룹 박상돈 회장 딸(9세)이 47억원, LB인베스트먼트 구본천 사장 아들(11세)과 조카가 각각 40억원, 36억원 규모의 주식을 갖고 있으며 화신(010690) 정호 회장의 손녀(12세)가 27억원, 한국철강(104700) 장상돈 회장의 손자(12세)가 22억원, 세명전기(017510) 권철현 대표이사의 아들(12세)이 20억원, 미스터피자 정우현 회장의 손녀(12세)가 18억원으로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고려아연 최창영 명예회장의 손자(7세)가 17억원, 파라다이스그룹 전필립 회장 아들(8세)이 16억원, 서울제약(018680) 황우성 회장 자녀(8세)가 14억원, 삼양사(145990) 김정 사장 아들(12세)이 13억원, 남양유업(003920) 홍원식 회장 손자(5세)가 12억원, 광동제약(009290) 최성원 사장 아들(10세)이 10억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만 2세가 되지 않은 젖먹이와 미취학 연령인 5세 이하 어린이가 수억원대 주식을 보유한 경우도 있었다. LS그룹 구자홍 회장의 친인척인 이모 군은 태어난 지 돌이 갓 지난 젖먹이 때 LS(006260) 주식 1만2000여주를 증여받아 단숨에 9억원대 주식부자가 됐다 동서 김상헌 회장의 친인척인 김모 군은 두 살이 된 올해 3억원대 주식을 받았다.
고려아연 최창근 회장의 친인척인 최모 군과 조선내화(000480) 이화일 회장의 손자 이모 군은 세 살이지만 각각 7억원과 5억원대 주식을 갖고 있으며 와토스코리아(079000) 송공석 대표이사의 친인척인 송모 군도 한 살에 불과하지만 수억원대 주식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