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대 여성 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단축마라톤 대회인 ‘나이키 우먼스 레이스’가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오는 26일 저녁 서울 상암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7㎞ 단축마라톤을 벌이는 것인데요. 16일 참가자 모집을 개시하자마자 단 몇 분 만에 모집 정원 7000명의 신청이 마감됐다고 하고, 이에 그치지 않고 참가 티켓이 인터넷을 통해 불법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합니다.
3만원의 참가비가 싼 건 아니지만, 나이키스포츠사가 내건 행사 경품 등에 이끌려 대거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이런 대회는 그냥 기념품만 받아도 제법 참가비가 아깝잖다는 게 상식처럼 돼 있다고 하네요.
문제는 참가 티켓 구하기 경쟁이 과열되면서 개인 간 불법 거래가 난무하고(약 6만~8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를 두고 나이키 측이 나서서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는 건 무리인 듯 싶습니다. 스포츠용품업체에서 암표 단속을 뭐 어떻게 하겠어요.
하지만, 이렇게 뒷거래가 안 되도록 참가자 신분 확인을 강화하려 노력하라는 요구 ‘그 자체’가 무용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더욱이 이런 암표 성행 스포츠 행사로 나이키의 기본 정신이 훼손될 걸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나이키는 이런 고급 경품이나 기념품에 눈이 먼 처자들이 몰려들 행사를 할 회사도 아니고, 암표를 거래 상황을 묵인할 회사로 아니란 걸 많은 분들이 아실 겁니다.
멜 깁슨과 헬렌 헌트가 주연했던 영화 ‘왓 위민 원츠’를 보면, 멜 깁슨이 어느 날 초능력으로 여자의 속마음을 알게 되고, 이를 정말 잘 반영해 성공적인 스포츠사 광고를 만들게 되는 대목이 나옵니다.
“달리기 전에 거울 앞에 설 필요는 없습니다. 뭘 입을지도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안 웃기는) 농담을 듣고 웃긴 척 할 필요도 없습니다. 더 섹시해진다고 달리기가 쉬워지는 건 압니다. 립스틱을 발랐는지도 길은 개의치 않습니다. 나이도 상관없고 얼마를 버는지도 길 위를 달릴 땐 중요치 않습니다. 지난 데이트 이후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상관없습니다. 길은 단지 당신이 가끔씩 와 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나이키, (연애) 게임이 아닙니다. 다만 스포츠일 뿐.”
암표 단속, 어쩌면,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고 없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왜 저렇게 암표가 나돌 정도로 혹한 여성들만 득실대는 스포츠 행사를 기획했냐는 겁니다. PPL로 ‘왓 위민 원츠’에 저런 멋진 멘트를 넣을 줄 알던 나이키라면, 어쩌면 행사가 저렇게 변질 안 될 묘안도 기획할 수 있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