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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팍스넷 '미소 담당' 여도은 아나운서의 투자법

몰빵은 절대 금물…투자 왕도는 정석 따르는 것

정금철 기자 기자  2012.05.04 10: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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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 번 '빵'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웃음에 취약한 사람. 인이어(모니터링용 이어폰)에서 흐르는 소리에 대답하고 푸른색 옷을 입고 크로마키 파란 배경 앞에 서는 실수로 피디 호통에 눈물 흘리던 사람. 도무지 빈틈을 찾기 힘든 첫 인상과 달리 보면 볼수록 여자사람 냄새가 너무나도 폴폴 풍기는 증권전문방송 '팍스넷' 여도은 아나운서를 지난달 27일 늦은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요리전문점에서 부담 없이 만났다.

대한민국 금융투자업계를 구성하는 각계 인물들을 만나 두루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지만 그간 작업은 증권사 및 운용·자문사 대표나 특정 센터장에 국한돼 있었던 만큼 색다른 기대감으로 인터뷰이를 접했다.

새벽 4시40분 기상해 6시30분이면 회사에서 메이크업을 시작, 흡사 석간신문 기자의 생활과도 같은 고된 일상을 품어 안은 그였지만 너무나 환한 미소에 인터뷰어의 기분까지 밝아졌다.

◆ '도은빵' 터진 웃음을 수습하라

"제 별명은 '도은빵'이에요. 한번 웃음이 빵 터지면 도무지 수습이 되질 않아서 생겼어요."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도은빵'이라는 닉네임이 뇌리에 박히기 보다는 보송보송 솜털이 가득한 럭비공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나 솔직하고 발랄한 그는 준비한 질문을 모두 흐물흐물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릴 만한 10년차 기자에 필적할 방송 내공을 지니고 있었던 것.
 
이런 여도은 아나운서에 따르면 '도은빵'은 유치원 때부터 아나운서가 꿈이었단다. 또 학창시절엔 항상 상위권엔 들었지만 1, 2등은 차지하지 못했던 모범적 주변인이었으며 분위기 주도를 좋아하는 리더형 기질도 겸비했다고 말한다.

중학교 시절 성적우수상의 부상으로 어머니회에서 받은 5만원을 장학금 명목 삼아 학교에 기부한 후 선행의 기쁨을 알았고 타인을 위한 삶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타인이 반길 일의 절충점을 모색했고 결국 유년시절 꿈인 아나운서가 되기로 마음을 굳혔다.

   
여도은 아나운서가 본지 증권팀이 출연하는 '증시TNT' 생방송을 마친 후 기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울여대 언론영상학 학사 출신으로 4학년이던 2006년 제2회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서 스피커상을 수상하며 아나운서로서의 재능을 일찌감치 엿보이기도 했다. 이런 당당한 그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백수'로 지내던 2년.

"2년 동안 백수로 지내면서 아나운서를 준비하던 그 시간이 제 인생 중 가장 힘든 시기였어요. 그래도 제가 선택한 일이니 이만큼 버텼지 아마 엄마 아빠가 하라고 했으면 안 했을 거예요."

블라우스 단추가 터져 방송 쉬는 시간 동안 일대를 헤매기도 했던 일을 마치 남의 영웅담처럼 의연하게 얘기하던 그가, 과거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묻는 질문에도 시종 담담한 모습으로 대답하던 그가 최근 힘든 일을 묻자 표정을 다소 굳혔다.

"방송 일을 하는 만큼 시청률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어요. 솔직히 노이즈마케팅이라도 해서 채널을 더 많이 알리고 싶어요. 노력한 정도의 시청률이 나오지 않으면 기운이 빠지죠. 이럴 때일수록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게 조심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 유로존 리스크는 개방적 문화 이면의 짙은 그늘

너무나 당찬 그에게 어떤 난감한 질문조차 궁색한 공치사가 돼 버릴 듯 했지만 아나운서를 하면서 가장 당황했던 일은 꼭 묻고 싶었다.

"건강을 위해 휘트니스센터에 등록했어요. 운동을 하려고 상의를 탈의하는데 한 아주머니가 팍스넷 아나운서가 아니냐고 물어 당황했어요."

다소 김빠지는 대답이었지만 어지간한 일은 대범히 넘겨버리는 그이기에 '이런 정도의 일이라면 당황 축에 속하는구나'라고 혼잣말을 하며 어느새 마음 속 취재노트에 여도은 편을 작성 중인 기자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듯 주변을 쉽게 자신이 원하는 분위기로 이끌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그의 주식투자법과 추천종목도 무엇보다 궁금했다.

"물론 주변 지인들이 종목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하죠. 그런데 딱히 추천하지는 않고 몰빵(집중투자)은 금물, 대형 우량주 장기투자가 정답이라는 말을 해줘요. 다른 대답을 원하는 걸 알고 있어도 이게 답인 건 확실하다고 생각해요."

   
여도은 아나운서가 유로존 리스크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증권 전문 아나운서가 판단하는 현재 글로벌 증시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국민들의 안이한 태도가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에 가장 큰 리스크를 제공했다고 생각해요. 뒤편에 어둠이 깔린 것은 생각지도 않고 개방적인 문화에 길들여져 재정 수렁에 빠진 당연한 결과일수도 있죠."

◆ '히딩크' 사랑 받은 오빠…서로 버팀목 삼아 동반 성장할 것

인터뷰 내내 기자 세 명을 앞에 두고도 긴장하는 기색조차 내비치지 않는 뼈 속까지 프로인 여 아나의 오빠도 프로다. 바로 히딩크의 애제자 중 하나였던 축구선수 여효진 선수가 그의 연년생 오빠.

2006년 FC 서울에 입단, K리그에 데뷔, 다음해 광주 상무 불사조에 입대했고 2009년 군 복무 후 FC 서울에 복귀했다. 이후 작년 11월 박희도와 트레이드돼 부산 아이파크로 둥지를 옮겼다.

여효진은 대한민국 20, 23세 이하 국가대표까지 지내며 엘리트 코스를 밝았지만 잇단 부상에 발목이 잡히며 축구 인생에서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모두 맛봤다.

부산 안익수 감독은 이런 그의 성장성을 재평가하며 품 안으로 끌어들였고 부활을 믿고 있다. 여도은 아나운서와 닮아 곱상한 외모를 가진 여효진은 스타 탄생을 바라는 안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오늘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런 오빠가 마냥 안타깝기만 한 그는 오히려 자신보다는 오빠 얘기에 더 열을 올렸다. "집안에서 기대도 그렇고 안팎으로 촉망받던 선수였는데 계속된 부상으로 날개를 펼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죠. 제가 잘 되는 것도 좋지만 오빠가 더 잘됐으면 좋겠어요."

이처럼 남매는 각자의 각오를 다지게 하는 서로의 원기회복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여효진 선수의 포지션이 수비수인 반면 만약 여 아나운서가 축구선수였다면 아마도 활발히 팀의 공격을 이끄는 공격수 내지는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을까? 한번 인터뷰로 모든 것을 파악하는 것은 무리지만 두 시간여 함께하는 동안 받은 느낌은 '판타지 스타'가 될 요건을 충분히 갖췄다는 것. 

"앞으로도 녹화방송 역시 생방송처럼 화끈하게 할 겁니다. 물론 방송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 이 일은 계속할 거고요. 기회가 된다면 증권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진행해보고 싶어요. 현재도 발레를 배우고 있는데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너무 욕심쟁이처럼 비치진 않을까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