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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현 사장학] 속도의 요소-동적요소

[제18강] 동적요소

허달 코치 기자  2012.05.04 09: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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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영구히 존속 발전하기 위하여 그 구성원을 생존기계로 선택하고, 기업과 구성원 사이에 승-승을 이루기 위한 각본으로서, 나누어 줄지 않는 가치인 창의력을 공동 추구 가치로 삼고, 그 과정으로서 구성원의 두뇌활용(Brain Engagement)을 활성화 하고자 한 것에 대하여는 앞에서 다루었다.

‘인간위주의 경영’을 경영원칙 속에 첫 번째로 천명한 것도 구성원을 염두에 둔 것이고, 인간의 특성을 보유한 구성원이라는 생존기계의 자발적, 의욕적 두뇌활용을 확보하기 위하여 어떻게 이를 닦고 조이고 기름칠 할 것인가를 구명하려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로서 최종현 사장학에서는 일반 경영학에서 다루는 경영관리요소, 즉 기획관리, 회계/재무관리, 인사/조직관리, 마케팅관리, 생산관리, 연구개발관리, 구매관리, 안전관리, PR관리, 정보관리 등 통상적 관리요소 이외에 특별히 구성원의 개인창의력의 원천인 자발적, 의욕적 두뇌활용과 또 집단창의력인 시너지를 이루는 데 직결된 다섯 가지 경영관리 요소를 발견, 정의(定義)하고 정성적(定性的)이 아니라 정량적(定量的)으로 관리하려고 추구하기에 이르렀다.

통상 경영학에서도 이들 요소를 다루지 않는 것은 아니나, 이들을 기업경영의 가장 중요한 관리요소로서 별도로 구분 관리하려는 노력을 표방한 것은 ‘최종현 사장학’이 그 최초라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새로 발견한 다섯 요소를 동적요소(動的要素)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이에 대비하여 앞에 열거한 여러 통상 경영법의 관리요소를 정적요소(靜的要素)라고 불러 차별화 하였다.

최종현 회장은 이 동·정(動·靜) 요소의 관계에 대하여, ‘60년대의 설비경쟁의 시기가 지나자, 70년대부터는 경영경쟁이 시작되었으므로 경쟁우위를 만들어 이윤극대화를 추구하기 위하여는 하드웨어인 설비 경쟁에서도  이길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인 경영경쟁에서도 이기기 위해 두뇌활용을 촉진하는 경영요소들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고 밝혔다.

   
 
일정한 단면적을 가진 상수도관을 상정해 보자. 관을 꽉 채워 흐르는 물을 탱크에 받아 넣는다.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 그 동안 받아 넣은 물의 양을 측정한다고 했을 때, 정해진 시간에 받은 물의 양이 최대가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관의 단면적이 정해졌으므로 받는 물의 양을 늘이려면 물이 흐르는 속도를 높여야 한다.

이 공식을 경영에 대입해 보면 어떻게 될까? 일정 기간에 탱크로 받아 넣는 물의 양을 경영의 성과인 이윤이라고 할 때 일정한 단면적을 가진 수도관은 기업의 비즈니스 도메인, 상품의 개발/판매/생산/저장능력, 기업에 종사하는 구성원의 수, 최대 자금동원 능력 등 짧은 시간 내에 바꾸기 어려운 제한적 성격을 가진 기업의 인프라가 될 것이다.

주어진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꽉 채워 운영하겠지만, 꽉 채운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위의 공식에서 물의 양이 최대가 되게 하는 속도(流速)에 해당하는 경영요소는 어떤 것들일까?

함께 실린 수도관의 단면적과 물의 속도를 나타내는 삽화 그림이 독자 여러분 보시기에 어떠한가 묻고 싶다. 이 삽화는1981년 선경이 유공(油公, ‘대한석유공사’의 약칭)을 인수한 직후 실시한 원주민(?) 순화 교육의 일환으로 필자가 처음 워커힐 후문 앞에 위치했던 후줄근한 ‘선경경영연수원’에 붙들려 갔을 때, 벽에 붙어 있어 몹시 눈에 설던 그림을  ‘만화로 읽는 SKMS’ 라는 책에서 따온 것이다.

Gulf가 유공의 경영에서 물러나 퇴각하고, 경영권을 보유한 Gulf 주식을 우리나라 기업 중 하나가 인수하도록 결정된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필자는 언필칭 유공 화학사업부문의 젊고 유망한 차세대 경영자 후보였었다.

필자 혼자만의 어리석은 자기도취만도 아니었던 것이, 합작선인 Gulf 의 화학회사(Gochem)가 파견한 미국인 부사장은 아직 부장에 지나지 않던 나를 중용(重用)하였을 뿐 아니라, 실제 필자 한 명만을 위해 미국의 Gochem 본사에 특별히 MIS(Managerial Information System), 전략기획(Strategy Planning) 연수과정 등을 마련하도록 요청하고 필자로 하여금 이를 단독 이수하고 돌아오게 하는 등 전례 없는 Career Development Plan을 설계하여 베풀어주었었다.

이런 과정 등을 통해 선진 경영기법을 누구보다 먼저 체득하였노라고, 필자의 성숙하지 못한 속 마음에 시 건방이 하늘을 찌를 때였는데, 필자의 그 더께 덮인 눈으로 볼 때 파이프 하나 뎅겅 그려 넣고 초등학생 산수 공식 같은 수식 적어 넣은 위 그림이 감명 깊었을 까닭이 없었다.

‘아니 뭐 이런 걸 공부하라고 바쁜 사람들을 연수원에 붙잡아 넣는단 말인가?’ 투덜거리는 소리가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고 있었다는 것이 올바른 표현일 것이다. 그랬던 내가 30년도 더 지난 오늘에 이르러 ‘최종현 사장학’을 강의하며 최 회장의 체취가 물씬 나는 이 그림에 해설을 붙이며 작고한 그를 회상하고 있을 줄 어찌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이 글의 초고(草稿)를 처음 쓰던 날 아침, 양재동의 엘 타워에서는 스티븐 코비 박사의 아들 스티븐 M. R. 코비를 초청해 가진 ‘신뢰의 속도 (Speed of Trust)’라는 조찬(朝餐) 모임이 있었다.  ‘신뢰’가 미덕(Social Virtue)일뿐 아니라 성과창출(成果創出)과 직결된 재무적(Financial)인 것이며 경제적 동력(Economic Driver)이라는 요지였는데, 알다시피 신뢰성이란 성품요소와 역량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아들 코비는 성품요소 중 성실성(Integrity)과 의도(Intent)에 포커스를 맞추고, 역량요소 중에는 능력과 성과에 포인트를 맞추었는데, 이러한 경영요소들이 갖는 내재적 포텐셜(potential)에 착안하여 이를 속도와 관련시킨 것이 재미 있었다.

‘최종현 사장학’에서는 속도에 해당하는 경영요소를 ‘동태적(動態的 Dynamic) 경영요소’라고 정의(줄여서 ‘동적요소’)하여 수도관의 단면적 같이 이윤극대화를 어떤 시점에서는 제한하는 정태적(靜態的) 경영요소(정적요소)와 구분하고, 이를 정성적이 아니라 정량적으로 관리하려는 목표를 설정한다.  동적요소로는 다섯 가지를 꼽는데 다음과 같다.
 
1. 의욕(意慾)
2. 관리역량(管理力量)
3. 코오디네이션(Coordination)
4.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5. SK인(人)의 자세(姿勢)
 
여기까지 동적요소를 개괄해 보았고 다음 회부터는 그 각각에 대하여 살펴본다.

[다음 회에는 ‘의욕관리’ 편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