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경 기자 기자 2012.05.03 18:05:35
[프라임경제] “국내에서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꿈이다. 이미 국내 인프라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있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타미플루 개발자인 김정은 박사는 3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김정은 박사는 지난 1일자로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인 카이노스메드 연구개발 총괄부사장으로 영입돼 카이노스메드에서 글로벌 신약을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김정은 박사. |
김 박사는 “미국에서 40년간 신약 연구개발에 매진해왔다”며 “이제는 한국에서 신약 연구개발을 하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내 여러 제약사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았지만 카이노스메드가 최고의 인력 풀(POOL)을 갖추고 있고 신약 연구개발에 대해 추구하는 바가 같다는 점에서 카이노스메드에서 신약 개발을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카이노스메드는 김정은 박사 영입을 계기로 에피지노믹스 암 분야 신약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에피지노믹스란, 세포 내 DNA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염색질의 구조적 변화에 영향을 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기전을 연구하는 분야다. 일례로, 암과 관련해 동일한 유전자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암유발유전자와 종양억제유전자 발현의 차이를 연구함으로써 종양억제유전자를 재발현시켜 새로운 암 치료제로 개발하는 것이다.
김 박사는 “현재도 에피지노믹스를 활용한 약이 시판되고 있지만 부작용이 있다”며 “이 같은 부작용을 개선하고 시장성이 충분한 신약 개발을 신속하게 추진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카이노스메드는 김정은 박사 영입과 함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신약개발 프로젝트에 투입한다. 연구개발 프로젝트는 김정은 박사와 김두섭 부사장(자누비아 발명), 강명철 공동대표(퓨지온 개발)가 팀을 이뤄 진행한다.
연구개발에 필요한 자금조달은 이기섭 공동대표가 담당한다. 또 신약개발에 필요한 임상시료 및 최종제품을 글로벌 규격에 맞춰 생산하는 것은 미국 현지법인 대표인 브라이언 브레이 박사가 담당하고, 글로벌 라이선스 및 해외자금 조달은 토니 피스코피오 박사가 담당할 계획이다.
강명철 대표는 “카이노스메드는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한 사업모델 구축을 완료했다”며 “이달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신약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또 “길리어드 사이언스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 시장성이 있는 약을 개발해 밸류를 창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파이프라인을 강화해나가는 선순환을 이끌어 낼 것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정은 박사, 강명철 대표와의 일문일답.
-미국에서의 신약 연구개발 경력이 40년에 이른다. 외국계 제약사에 몸담아 왔는데 한국행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한국에서 신약 개발을 하고 싶었다. 한국도 신약 개발을 위한 인프라가 세계적인 수준에 와있다.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조금 부족하지만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신약 개발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또 신약 개발에 있어서 함께 연구를 진행하는 팀이 중요한데, 카이노스메드는 팀 리더와 핵심 구성원이 구축돼 있었고 신약 개발에 대한 비슷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카이노스메드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연구개발 자금은 어떻게 조달하게 되나.
▲투자받기 어려웠다. 김정은 박사를 중심으로 한 신약 연구개발 드림팀이 구축되기 전부터 자금을 확보해왔다. 엔젤투자를 통해 현재 180억원 정도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향후 바이오산업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며 연구자금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교유과학기술부 등을 통해서 70억원 정도의 연구자금을 지원받았다. 이번 김정은 박사 영입으로 향후 벤처캐피털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금을 조달해나갈 방침이다.
-카이노스메드는 코스닥 상장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재 추진 상황은 어느 정도인가.
▲연구자금 확보를 위해 상장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종 목표는 상장이 아니다. 글로벌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때문에 우수한 연구인력을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것이다. 이를 글로벌 제약사 등에 라이선스 아웃(기술 이전)하고 이를 통해 향후 연구를 위한 자금을 펀딩받아, 이로써 새로운 약을 개발해 글로벌 회사로 위상을 다질 것이다.
-카이노스메드가 다른 제약사들과 비교해 신약 개발을 빠르게, 또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최초의 약이 아닌 최고의 약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처음 했다는 것은 중요치 않다. 시장성이 충분한 최고의 약이 더 중요하다. 단적인 예로, 타미플루도 길리아드 사이언스에 앞서 GSK가 먼저 개발했지만 길리아드 사이언스가 복용법 등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개발해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때문에 시장성이 있는 유니크한 신약을 개발하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