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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전차군단' 쾌속질주 계속될까?

"박스권 상단 넘어서는 시점에 눈 돌려야"

이정하 기자 기자  2012.05.03 09: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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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우리 증시에서 전기전자(IT)와 자동차의 쾌속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전차군단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이들 두 업종은 쌍끌이로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지만, 과도한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전차군단의 중심에는 삼성전자(005930)가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판매 호조와 패널가격 반등 등에 힘입어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2일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연구원은 "1분기 영업이익은 5조9000원으로 전 분기 일회성 이익 8000억원을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 4조5000원 대비 30% 가량 개선돼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 시현했다"며 투자의견 '매수(BUY)'와 목표주가 180만원을 제시했다.

자동차 업종의 경우 미국 판매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현대(005380), 기아차(000270)는 역대 최대 4월 판매를 경신했다. 현대와 기아차의 합산 시장점유율(MS) 9.3%(전달대비 0.2%포인트 감소)였다.

또 동양증권에 따르면 4월 미국 신차판매(Light Vehicle 기준)는 118만4000대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으며, 연간환산판매대수(SAAR)는 140만4000대를 기록해 4개월 연속 140만대를 웃돌아 견조한 업황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 증권사 안상준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사상 처음으로 북미 최대 업체인 GM(MS 13.4%)을 추월하고 3위에 진입했으며, 이는 현대차그룹의 북미 시장 판매 강세가 경쟁력 제고의 결과임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시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수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며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봤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전차업종으로의 쏠림현상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이날 유진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는 8.8%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현대, 기아차 3개사를 제외하면 지수는 오히려 3.4%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전차군단의 집중 현상은 '어닝 서프라이즈' 탓으로 볼 수 있지만 확실한 종목에만 투자하겠다는 투자심리 위축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동양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IT, 자동차의 쏠림현상은 유동성이 풀린 상황에서 확실한 종목에 투자하겠다는 투자 의지의 반영"이라며 "눈높이는 맞는 실적을 내는 한 전차군단의 행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IT와 자동차의 주도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지수의 박스권 탈피를 위해서는 소외 종목으로 유동성이 풀리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외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G2(중국·미국)의 경제지표나 프랑스 등 대선 이슈에 대한 점검도 중요하지만 이미 노출된 악재라서 이제는 문제 해결 과정에서의 지수 상승 기대감이 필요하다는 것. 결국 이러한 기대감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인 종목에 대한 관심으로 조성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트레이드증권 윤지호 연구원은 "한 쪽 날개만으로 새는 날아오를 수 없다"며 "박스권 상단으로 넘어가는 것을 전제하면, 과거보다 미래에 시선을 맞춰 소재, 산업재 등 경기순환주에 대한 우려는 이미 상당 폭 주가에 반영됐고, 이제 반격을 고민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또 윤 연구원은 "주가 조정기에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보여 왔던 금융, 통신, 유틸리티 섹터는 이제 비중 축소를 권한다"고 부연했다.

삼성증권 박승진 연구원도 "과거 낙폭이 컸던 업종을 중심으로 개선이 이뤄지는 장세가 종종 연출되고 있다"며 시장 전체의 자신감 상실로 인한 특정 종목의 상승을 견지했다. 박 연구원이 추천한 업종은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해운, 정유, 건설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