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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LTE무제한요금제, 걱정스러운 이유

유재준 기자 기자  2012.05.02 17: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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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사자의 탈을 쓴 당나귀’라는 동화가 있다.

동물중의 왕인 사자가 부러웠던 당나귀는 사자의 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고는 산속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때문에, 몇몇 동물들은 겁에 질렸지만, 그러다 당나귀는 꿈쩍도 하지 않는 여우를 만나게 됐다. 화가 난 당나귀는 목에 힘을 줘 “길을 비켜”라고 말했다.

여우는 “사자가 왜 당나귀 말을 해. 입을 열지 않았으면, 사자인줄 알았을 것을…”이라 말하자, 당나귀는 여러 동물들 앞에서 비웃음거리가 됐다. 꾀를 내 겉모습을 바꾼대도, 비웃음거리로 전락한다는 얘기다.

지난달 11일 치러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 새누리당의 공약을 두고 떠오른 우화다. 이번 선거로 새누리당은 선거 직후 총 300석 중 152석을 확보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때문에 당시 새누리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가계통신비 인하’에 대한 관심은 크게 높아졌다.

공약 중에서도 통신업계는 단연 4G LTE 서비스에 무제한데이터요금제 도입을 주목한다.

무제한요금제는 말 그대로, 데이터의 양과 관계없이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내려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하지만, 네트위크 망에 과부하가 발생하는 등 통화품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지목돼 LTE시대에 무제한데이터요금제는 사라졌다. 때문에, 새누리당의 LTE무제한요금제 도입 공약은 업계의 시선을 끌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이통사들은 LTE무제한요금제 도입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동통신에 활용되는 주파수는 유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3G시대의 데이터 소요량은 2G보다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또, 4G서비스에서는 고용량의 콘텐츠 이용으로 3G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데이터 폭증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사업자들의 입장은 난감하기만 하다. 정부에서 월 기본료 1000원 인하를 권유해 시행하기는 했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서 체감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이에 따른 수익 감소로 사업자들 사정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상황은 이렇지만, 4G서비스에 무제한요금제가 도입된다면, 데이터폭증이 일어날 것은 당연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미 이용자들은 와이파이 및 3G무제한요금제로 무료 인터넷이용에 길들여진 까닭이다.

이렇다보니, 새누리당의 공약에 ‘포퓰리즘이 아니냐’는 뒷말이 오가고 있다.

상황은 더 지켜봐야겠고, 공약에 대한 흑백 논리도 따져봐야겠지만, 새누리당이 앞세운 공약이 단지, 보이기 위한 ‘쇼’로 끝날지, 또는 이통사들의 숨통을 옥죄는 정책이 될지 이래저래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