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EU FTA가 무역 규모 확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지만 사실상 손해보는 장사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2일 국회 외통위 소속 박주선 의원(광주 동구)이 분석한 ‘한EU FTA 10개월 무역수지 성적표(4월20일 잠정치)’를 보면, 우리나라는 EU와의 교역에서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5.7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폭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가 한EU FTA의 경제적 효과로 제시한 연평균 무역수지 추정치(연평균 3.61억 달러) 32년의 무역수지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우리나라와 EU간 수출입동향(4월20일 잠정치)은 수출 27.7억 달러, 수입 27.9억 달러로 2000만 달러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은 16.7% 급락했으며, 수입은 2.8% 소폭 하락했다. 작년 4월의 경우 수출 53.3억 달러, 수입 40.4억 달러로 12.8억 달러 무역흑자를 기록한 데 비해 흑자폭이 13억 달러나 줄었다(4월30일 확정치 비교).
2011년 대비 올해 EU와의 무역수지 감소규모는 1월 28.8억 달러에서 2월 2.8억 달러로 감소했다가 3월 10.5억 달러, 4월 13억 달러로 다시 증가했다.
지난 7월1일 한-EU FTA가 발효된 이후 무역수지가 10억 달러 이상 감소한 것은 2011년 7월(19.5억 달러), 10월(13.8억 달러), 12월(13.3억 달러), 올해 1월(28.8억 달러), 3월(10.5억 달러)에 이어 6번째다.
2월말 현재, 한-EU FTA로 인해 특혜관세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인 인증수출자로 지정된 기업은 8,206곳의 대상기업 중 54.1%(4,442곳)으로 FTA 특혜관세 혜택을 받기 위한 준비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주선 의원은 “FTA는 무역흑자를 늘리기 위한 협정이지, 무역흑자를 줄이기 위한 협정이 아니다”면서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속도전으로 밀어붙인 한-EU FTA는 10개월만에 115억 달러 넘게 무역수지 흑자가 줄어들었고, 한-미 FTA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4월의 수출 증가율은 2011년 4월의 23%에서 5.6%로 급락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의원은 “4월 무역수지는 한마디로 ‘불황형 흑자’다. 이는 원자재 수입이나 완성품 수출이 모두 줄었다는 것이다. 결국 고용창출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잃었다는 의미”라면서 “결국 지나친 대외의존도, 고용 없는 성장이라는 경제현실에서 ‘무조건 개방’으로 나아간 준비 안 된 FTA는 ‘성장동력’이 아니라 ‘독’일 수 있다. 그럼에도 정부와 통상관료들은 반성도, 대안도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외에도 한-칠레 FTA 발효 후 우리나라는 8년 연속 무역적자로 113.9억 달러 적자를 보고 있으며, 한-EFTA(유럽자유무역연합) FTA의 경우에도 6년 연속 무역적자로 126.4억 달러 무역적자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