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워크의 어원은 고양이만 다니는 좁은 통로라는 의미인데요. 현수교의 케이블 시공에 앞서 주케이블을 따라 공중에 걸쳐지는 통로 모양의 구조물을 일컫는 말이기도 합니다. 또, 패션쇼에서 고양이가 걷는 모습을 연상케 하는 모델들의 걸음걸이 자체를 뜻하기도 합니다.
4년5개월의 공사기간 동안 단 한건의 안전사고도 없었다는 높이 270m, 길이가 2260m에 이르는 이순신대교의 캣워크 위를 직접 걸어봤습니다. 안전장비를 단단히 착용하고 걸어 내려갔지만 자꾸 밀려오는 불안감을 떨치기 힘들었습니다. 공사현장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실감할 수 있었는데요.
화제를 전환해 지난 한 해 동안 산업재해로 하루 6명꼴인 2114명이 사망했다는 노동부의 발표가 떠오릅니다. 이 수치는 10만명당 11.4명에 해당해 OECD 국가 중 1위라는 불명예를 떠안았습니다.
이러한 산재사망에 대한 대책마련을 위해 공동캠페인단에서는 매년 살인기업을 선정해오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 지난 1996년부터 발표해 온 최악의 살인기업 중에서 건설업이 특히 눈에 띕니다. GS건설은 2006년과 2010년 두 번에 걸쳐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꼽힌데 이어, 올해는 2위를 차지했습니다.
게다가 현대건설도 지난 2007년에 이어 지난해 가장 많은 산재 사망 건수를 기록하면서 올해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재차 선정돼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산재 사망의 원인으로 ‘안전불감증’이나 ‘예견된 인재’라는 말이 함께 자주 오르내리곤 하는데요. 노동자의 부주의로 보기 전, 비슷한 일이 계속 반복된다면 자체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책임을 회피하고 떠넘기며 반복된 비난을 받기보단, 스스로 문제의식을 갖고 앞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