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 점심시간이다. 사옥 옥외 주차장에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웃음꽃이 핀 직원들 사이에 승부욕에 불타는 모습도 눈에 띈다. 다른 쪽에는 어깨를 주물러주며 힘내라는 동료들이 있고, 춤을 추며 ‘이겨라’를 외치는 이들도 있다. ‘현대상선배 탁구대회’ 16강 현장이다.
# 저녁 6시30분 한 중식당에 현대상선 직원 9명이 모였다. 스스럼없이 떠들고 박장대소하는 사이 자장면과 짬뽕, 탕수육 등 음식이 차려졌다. 입가에 잔뜩 음식이 묻는데도 마냥 즐겁다. 이 자리에는 신입사원부터 이석희 사장까지 둘러앉았다. 취임 이후부터 계속된 이 사장의 ‘스킨십미팅’이다.
현대상선(011200)이 직원들의 사기 진작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최근 탁구와 볼링대회를 열고 이석희 사장과 평사원들 간 식사자리를 주선하는 등 다양한 행사로 임직원들의 기(氣) 살리기에 나섰다.
이는 이석희 사장의 스킨십 경영에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해운업계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내부 소통 작업이다. 먼저 탁구 및 볼링대회를 열어 직원끼리 서로 단합하는 기회를 만들었다. 최근 현대상선 본사 야외 주차장에서는 점심시간마다 팀별 탁구대회가 열린다.
현대상선 탁구대회에 참가한 직원들이 시합을 하고 있다. (현대상선 제공) |
벌크사업부문은 지난 3월 벌크부문 단합 차원으로 ‘투게더니스(Togetherness) 볼링대회’를 열었다. 창덕궁 옆 비원볼링장에서 펼쳐진 대회에는 100여명에 이르는 벌크부문 임직원이 참여했다. 본부별로 40여명의 선수가 10개조로 나눠 진행됐다.
이석희 사장은 또 직원들과 특별한 식사를 나누며 스킨십을 나누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3월과 4월 두 달 동안 약 40개 팀 직원들과 점심, 저녁식사를 나눴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이 사장은 직원들과 함께 식사한다. 이렇게 하면 부서당 1년에 3~4번씩은 사장과 식사를 나눌 수 있다.
이 자리에서 이 사장은 직원들의 업무 고민을 직접 듣고 자신의 에피소드를 풀어놓거나 조언을 해준다. 특히 임직원에게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업무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줄 것을 당부한다.
이 사장의 스킨십 경영은 다른 측면에서도 빛을 발한다. 현대상선은 회사 실적을 직원들에게 먼저 공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분기 실적이 발표될 즈음 이 사장은 외부에 공표하기 직전 회사 임직원들에게 실적을 먼저 공개하고 ‘경영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를 거르지 않기 위해 1년치 날짜까지 확정했을 정도다. 평소 이 사장은 “회사 실적은 누구보다 직원들이 먼저 알아야 하고 이해하며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최근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행사를 통해 긍정적인 분위기와 소통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직원들이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해 업무성과를 높이고 올해 목표인 흑자전환을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