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유력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스페인의 은행들이 대거 신용등급 강등 조치를 당하면서, 세계경제 지표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는 그리스 재정긴축 조치와 자금지원으로 일단 한숨을 돌리는 듯 했던 유로존 위기가 다시 스페인에서 돌출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스페인의 경우 재정적자 규모가 커, 이탈리아 등과 함께 유로존에서 취약한 몇몇 문제 국가라는 달갑잖은 평가를 받아 왔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4월30일(이하 모두 현지시간) 스페인 은행 16곳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S&P는 특히, 이날 유로존에서 가장 덩치가 큰 은행인 산탄데르와 그 자회사인 바네스토를 비롯해 BBVA, 방코 사바델 등 은행들의 등급을 낮췄다.
S&P는 "스페인의 재정위기가 중장기적으로 스페인 은행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면서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내린 데 따른 후속조치로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고 설명했다.
즉 이런 상황은 스페인의 재정위기로 인한 국가 신용등급 조치 이후, 등장할 수 있는 시나리오 중 하나에 든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막상 세계경제의 주요 지표는 이 예견된 악재의 부상에도 무반응으로 일관하지는 못하는 모습이었다.
미국 뉴욕 증권시장은 미국의 소비지출 증가세 지표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온 데다 스페인 은행 소식까지 겹치면서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4월 마지막날 다우존스 지수는 전거래일 종가보다 14.68포인트(0.11%) 내린 1만3213.63으로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도 5.45포인트(0.39%) 하락한 1397.91로 마감했으며, 나스닥 지수 역시 22.84포인트(0.74%) 빠져 3046.36을 기록했다.
유가도 4월30일 스페인 은행 악재를 반영,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 시장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6센트(0.1%) 떨어진 배럴당 104.8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31센트(0.26%) 하락한 배럴당 119.52달러에서 움직였다.
이에 따라 스페인 은행들의 대거 등급 하향조치로 인한 불안감 여파가 언제 연착륙할지 주목된다. 일단 세계 각국이 메이데이(노동절)을 보낸 뒤,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부분이었다는 냉정한 판단을 할 경우 빠르게 소거될 가능성이 있다. 스페인의 국가 등급 문제 등 각종 유로존 악재에 관련, 이미 우리 증시의 경우 전문가들은 큰 요인은 안 될 것이라고 내다 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