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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장사의 기본 없이 ‘아름다운 행보’ 한들…

전지현 기자 기자  2012.04.30 16: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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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서울시 동대문구 메사건물 진입로에 있던 파티쉐 장학프로그램 모집 전단입니다. 우연히 발견한 이 전단은 대상이 눈에 띄었습니다. 내용인 즉, 신세계SVN은 서울장학재단과 서울‧수도권 제빵에 관심 있는 고등학교 1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 및 전문적인 교육‧진로 체험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었지요.

지난해에 이어 2회째 진행되는 이 장학 사업은 장학생에 선발된 학생들에게 졸업 때까지 분기마다 장학금 30만원을 지원합니다. 신세계SVN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모두 이수한 장학생의 경우 정규직으로 입사, 전문 파티쉐로 활동할 수도 있더군요. 특히 교육적 배려대상자 (소년소녀가장, 장애학생, 저소득계층 학생 등)는 선발 시 우대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취지까지 잘 살리고 있었습니다.

신세계SVN은 (주)조선호텔베이커리가 지난 1월1일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사명을 변경한 회사입니다. 조선호텔이 45%,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40% 주식을 소유한 신세계SVN은 지난 1996년 이마트 분당점에 1호점을 개점한 이래 이마트에서 고품격·저가격 정책으로 전국 100여개에 이르는 점포망을 형성한 ‘Day&Day(데이앤데이)’와 1999년 신세계백화점 광주점을 시작으로 프랑스 고품격 베이커리 이미지를 국내에 소개하는 ‘Dalloyau(달로와요)’ 등으로 나눠 차별화된 베이커리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전단 속 사진의 제빵사들 모습과 고등학교 1학년생에게 ‘미래의 희망’을 선물한다는 내용의 신세계SVN의 장학사업은 신선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장학사업 전단을 통해 궁금해진 신세계SVN의 아름다운 이미지가 홈페이지를 방문한 순간 사라지고 말았다는 것이었지요.

회사 홈페이지를 살피다, 뭔가 눈에 걸렸습니다. 

지난 1월1월부터 4월까지의 ‘고객의 소리’에 (물론 잠금 설치가 돼 있어 정확한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억울한 우리 할아버지’, ‘고객에 대한 대응이 미흡한 것 같습니다’, ‘빵에서 이물질 나왔습니다’, ‘빵에서 머리카락이 나왔습니다’ 등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는 고객 불만 사례가 총 45건 중 15건에 이르렀습니다.

‘고객의 소리’라는 코너는 그 특성상 소비자고발 활동의 장으로 흔히 쓰이죠. 그런데 불만의 소리가 짧은 기간에만 게시물의 근 33%나 된 셈이었는데, 불만이 좀 과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홈페이지 내 신세계SVN 배재봉 대표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주)신세계SVN은 최상의 품질과 서비스로 고객 여러분에게 감동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며 “최고의 식품문화를 이끌어나가는 데 이바지할 것을 약속한다”고 회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도 제과제빵 장애인 실무전문가를 양성하고 맞춤훈련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을 위한 MOU도 체결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래의 일꾼들인 청소년에게 ‘희망의 씨앗’을 선사하는 데만 멈추지 않고 장애인 인식개선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보다 많은 장애인을 채용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신세계SVN의 모습은 아름답기조차 합니다.

하지만 신세계SVN이 ‘아름다운 행보’에만 치우쳐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홈페이지만 보더라도 쉽게 알게 되는 고객의 불만들…. 아름다운 행보도 좋지만 고객만족을 향한 끊임없는 경주. 기업의 기본정신에 ‘고객’이 늘 우선순위에 있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