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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신용등급 도입 '계열사퍼주기 vs 꼬리자르기'

업황부진에 재정여건 개선 부담까지…독자 생존법 강구해야

정금철 기자 기자  2012.04.30 14:4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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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신용평가시장 선진화 방안으로 빠르면 하반기 도입 예정인 독자신용등급제도가 주요기업들의 반발에 직면한 가운데 제도 시행과 관련, 신용등급 하향 압력 받는 업종 내 일부 그룹 계열사들의 재정여건 개선 이슈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전반적 업황이 불황인 가운데 모기업의 지원을 배제한 독자적 신용평가를 받게 되면 자본조달이 걸림돌이 돼 기업 존폐와 관련한 심각한 상황까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은 제도 시행 시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는 것.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위원장 김석동)는 세부방안 마련 후 이르면 7월부터 독자신용등급제도(Stand-alone rating)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그룹사 개념의 지원 덕에 신용등급을 좋게 받은 'BBB'급의 산하 기업들은 신용등급 하향조정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기업 신용평가는 금융상 채무에 대한 전반적인 적기 상환능력 정도에 따라 'AAA'부터 'D'까지 크게 10개 등급으로 나뉘며 'AA'부터 'B'까지는 동일 등급 내 구분 필요성이 있는 경우 '+' 또는 '-' 기호를 붙여 표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AAA, AA+, AA, AA- A+, A, A-, BBB+, BBB, BBB-는 투자적격등급이며 BB+, BB, BB-, B, CCC는 투자 요주의 등급, C는 투자부적격 등급이다. D는 현재 채무불이행 상태인 경우를 뜻한다.

이날 동양증권 강성부 채권분석팀장은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신용등급에 문제가 생기면 회사채나 기업어음 발행에 차질이 생겨 자금조달이 힘들어진다"며 "이렇게 되면 업황 악화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독자신용등급은 신용평가 때 계열사 지원 등 외부 지원가능성 등을 배제하고 기업 자체 펀더멘탈 만을 독립적으로 분리, 평가하는 것으로 자체적인 재무건전성 개선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에 직면한 기업들은 증자 등 계열 지원으로 자체 펀더멘탈 개선을 꾀할 것이라며 제도가 도입된다손 치더라도 기존 신용평가에서 큰 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제도 시행 이전에 기준점을 제시할 은행권의 신용위험 상시평가다.

이 평가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에 따라 여신 500억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대상 선정 이후 △A(정상) △B(일시적 유동성 부족) △C(워크아웃 대상) △D(회생절차·퇴출 대상) 등급을 6월말까지 추려낸다.

다만 기촉법 개정으로 올해는 C등급에 해당해도 해당 기업이 신청을 해야 워크아웃을 진행할 수 있다.

이달부터 6월까지 진행하는 이번 평가는 △건설 △조선 △해운 △항공 △반도체 △디스플레이 6개 취약 업종을 선정해 특별점검을 계획하고 있다. 주채무계열 평가도 6개 취약 업종범주에 속한 그룹과 신사업 추진 등 대규모 투자로 재무 부담을 떠안을 기업에 집중하고 있다.

신영증권 김세용 연구원은 "작년 기업 신용위험 상시 평가 때처럼 암묵적 그룹 지원 가능성을 배제하고 그룹 지원 가능성은 명시적이고 실제 이행돼야 한다는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대주주 및 계열사 지원 등 직접적 지원 필요성이 재차 부각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또 김 연구원은 "독자신용등급 도입과 은행권의 기업 및 주채무계열에 대한 신용평가 이슈는 A등급 그룹과 취약 섹터 계열사 지원 문제로 집중될 것"이라며 "해당 그룹의 이슈 해결 방법에 따라 A등급 내에서도 차별화된 대응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독자신용등급제 도입 후 하향조정이나 은행권 평가 결과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하더라도 그룹 내 지원 조치가 없다면 해당 업황의 침체와 경쟁력 열위 등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등급조정 압박과 재무적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 같은 독자신용등급제도 시행 여파가 증시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증권 윤원태 연구원은 "지난 2000년 이후 신용등급 변경에 따른 주가의 영향을 95개사를 사례로 분석한 결과 작년 넥센타이어처럼 신용등급 상승 시 주가가 단기 상승한 적은 있었지만 신용등급이 하락해 주가가 떨어진 경우는 찾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한진해운의 경우 신용등급 하락과 함께 주가가 하락했지만 이는 유상증자 영향이 크다"며 "전반적으로 신용등급 변동이 기업 주가 변동까지 연결되는 것으로 보기 힘들다 "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