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 이 모씨가 화순군 공무원들이 입회한 가운데 의뢰한 PE이중벽관의 품질시험.검사성적서. |
[프라임경제] 전남 화순군이 발주한 하수관거 정비사업에 불량자재가 사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해당 사업은 계속공사로 진행되고 있어 불량자재가 지속적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커 종합 감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0일 전남 화순군에 따르면 화순군은 올해 각각 31억원 규모의 동면과 능주면 하수관거 정비사업을 S종합건설과 K건설에 발주했다. 동면 하수관거 정비 사업은 3차 사업으로 12.4km이며, 1~2차 사업에서 56억원이 소요됐고 현재 공사는 31억원 규모다.
능주면 공사는 4차 사업으로 올해 31억원이 투입되며 26km를 시공한다. 1~3차 사업에서는 60억원이 투입됐었다.
하지만 이곳에 사용된 150~300mm PE이중벽관이 시방서의 기준을 벗어난 불량자재로 납품·시공된 것으로 드러났다.
시방서의 PE이중벽관 회분시험(750◦C로 태울 경우 잔여물, 원재료의 순수성 테스트 항목) 기준은 0.07%이하이지만, 두곳에 납품된 관은 각각 0.95%와 1.07%였다. 10배가 많은 잔여물이 남아 원재료에 불순물(재생재료 등)이 많다는 결론.
또 용융질량흐름지수(특정 온도 및 압력 조건 하에서 지정된 시간 간격으로 금형을 통해 전달되는 재질의 질량·재질 강도 등과 연관)는 1.61g/10min이하지만 각각 3.6과 3.1g/10min였다. 이 결과 역시 원재료(폴리에틸렌)가 순수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이같은 결과는 화순군민 이 모씨가 지난 3월말 공사현장에서 화순군청 공무원과 책임감리단장, 업체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PE이중벽관의 시료를 채취해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시험을 의뢰, 지난 4월9일 통보받은 결과다.
업계에선 순수 원재료를 사용할 경우 단가가 비싸, 재생PE나 다른 재료 등을 포함해 납품단가를 낮췄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 관계자는 “이같은 결과가 당혹스러워, 재차 시료를 채취해 시험했다”고 전제한 뒤 “회분시험과 응용질량흐름지수의 기준을 초과한 결과는 원재료가 순수하지 않고, 다른 재료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증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책임감리단 김 모 단장은 “최초 납품시 자재 샘플검사를 시행했는데, 기준치에 적합하게 나왔었다”면서 “향후 매 자재 납품시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화순군청 관계자는 “공사 전 시험성적서를 제출받았고, 샘플검사를 통해 자재의 성능을 시험하고 있다”면서 “현장 감독은 책임 감리에서 하고 있는 만큼,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공사는 S종합건설과 K건설이 해온 3.4차 공사여서 완료된 공사에서도 이같은 부실자재가 납품됐을 가능성이 높아 종합적인 감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화순경찰서는 화순 하수관거 정비 사업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