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미국에서 6년 만에 광우병(소 해면상뇌증)이 또다시 발견됐다. 미 보건당국은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목장에서 사육된 한 젖소가 소 해면상뇌증(BSE)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광우병 소 확인 소식은 언론을 통해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갔고,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도 광우병 관련 소식 일색이다.
광우병 소식을 접한 네티즌의 반응은 ‘어떻게 이럴수가’가 아닌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라는 반응이었다. 광우병 관련 우려는 그동안 수차례 지적돼 왔기 때문에 ‘터질 것이 터졌다’라는 생각이 든다.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전면 허용에 광우병 우려가 제기됐을 당시 2개월간 연일 수백에서 수십만명이 집회를 열고 재협상을 요구했다. 또한 불매 운동의 일환으로 ‘우리집은 미국산 쇠고기 안 먹어요’라는 문구의 플래카드를 집 앞에 거는 게 유행처럼 번졌다.
이에 대해 정부는 언론 탄압과 무차별 사찰을 감행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을 적극 홍보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광우병 발병 시 즉시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미국산 쇠고기 홍보 효과 때문일까? ‘미국산’이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키던 사람들은 4년이 지난 현재 “사서 먹어봤는데 싸고 괜찮더라”는 반응으로 변해갔다.
미국산 쇠고기 소식이 보도되기 전 발간된 오늘자 신문에서 유명 여대의 한 교수는 논설을 통해 “미국에서 더 이상 광우병 소가 발견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소비가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얼마나 통할지 의문”이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어 “쇠고기 시장을 추가로 개방해야 한다면, 우리 측도 그 대가로 당당한 요구할 것을 준비하는 게 낫다”는 따끔한 일침도 놓치지 않았다.
이처럼 ‘시한폭탄’ 같았던 광우병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자 소비자의 눈이 두려운 유통업체들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 제품에 대해 판매를 즉시 중단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정부는 4년 전엔 즉시 중단을 외치더니 이번엔 전면 중단이 아닌 검역 강화를 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상황을 알아보려고 미국 측에 관련 정보를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간의 호언장담은 어디로 갔는지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또다시 실망스럽다. ‘책임지겠다’고 외치던 정부 고위관계자들은 뇌물수수 혐의로 소환되고 있으며 농식품부 등 관계 부처 관계자만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국민의 안전은 개인이 책임져야 하나? 정부의 무책임한 행동이 아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