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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완만한 성장 전망"중에 버냉키QE3 발언, 왜?

요동치는 유럽 사정 속에 방파제쌓기·능력과시 제스처

임혜현 기자 기자  2012.04.26 07: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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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필요시에는 제3차 양적완화(QE3) 단행 등 추가 경기부양책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했다.

버냉키 의장은 2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재정적자 문제에 대해 "재정 당국은 연준이 이를 혼자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의회가 이를 바로 잡지 않으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미 경제가 추가적인 지지가 필요하다면 추가 채권매입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 "미국 경제, 완만한 성장세" 전망…버냉키 유사시 대책 발언 왜?

연준은 이날 FOMC 이후 성명을 통해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로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노동 시장에도 점차 개선 조짐이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준은 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0.25%로 동결하면서 추가 부양조치를 내놓지 않고 기존 통화 정책을 유지키로 했다.

연준은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리스크 등 하방압력도 여전하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당장 추가 부양책은 필요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유럽 내부적으로는 아직 그리스와 스페인 등 문제 국가들로 인해 재정위기 악재 불씨가 남아 있다.

위에서 말한 버냉키 의장의 재정적자에 대한 의회의 진지한 접근 필요 발언과 글로벌 위기 가능성 대목을 함께 풀이해 보면, 세계경제의 재침체 현상이 미국을 위협하는 경우에는 추가 부양 조치를 상당히 강력하게 해야 한다는 점(그 집행이 쉽지는 않더라도)이 연준 내에 공감대로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버냉키 의장의 QE3 등 발언은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가 대서양을 건너 미국까지 전이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긴축과 성장 갈림길 세계경제 사정 속에서 카드 만지작

또 유럽 사정을 보면, 프랑스가 사회당 정권으로 교체되는 경우 이전의 신재정협약에 대한 입장을 뒤집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유럽발 침체 징후가 실제로 재개되는 경우까지는 아니더라도, 유럽이 긴축을 접고 부양에 나설 경우에 미국도 일정한 조치를 단행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낼 필요를 느낀 것으로도 분석된다.

유로존에서 긴축에 대한 인기는 점차 하락하고 있다. 메르켈은 독일 총리가 블룸버그를 통해 "재정위기의 최고의 해답은 균형 잡힌 재정"이라고 강조하고 나섰지만, 이는 사르코지 정권이 재선에 실패하고 올랑드 후보가 집권하는 경우에 대해 우려하며 내놓은 발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많은 유럽 국가에서 긴축 정책이 인기를 잃어 정권 교체 등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네덜란드가 재정의 긴축 집행 논의 실패로 내각 사퇴와 조기 총선 실시 정국으로 들어간 것으로 좋은 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경제가 점차 개선될 전망을 보이고는 있지만, 실제 미국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 사정과 앞으로의 전망 등이 지표보다 좋지 않거나 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받아들여질 여지는 미리 차단, 감소시킬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미국인들과 증시에서는 QE3 카드를 바라거나 이에 대한 발언이 없이 넘어가는 경우 실망 표출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 바도 있다. 따라서 이번 버냉키 의장 발언은 실제 단행 가능성이 고조된 상황에서의 언급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준비된 예비 카드로서의 QE3에 대한 확인 정도로 종합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