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자신있고 솔직한 / 그대의 모습이 아름다워 / 때론 멋대로인 / 그대의 모습이 아름다워’라는 가사에 독특한 매력을 가진 배우 이나영을 내세워 유명했던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 광고를 기억하시는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 노래는 지금도 편곡되어 아리따움 광고에 사용되고 있는데요(현재 모델은 탤런트 한그루).
단순히 예쁘다는 뜻의 미모가 아니라 당당하고 주체적인 여성상을 강조한 노래라 더 반응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이 여성의 사회 진출에 관심을 가진 것은 비단 이 아리따움송만은 아닙니다. 아모레퍼시픽이 아직 태평양이던 2004년, 당시 돈으로 2억원을 여성발전기금으로 내면서 서경배 당시 사장은 “태평양에게 여성은 정말로 소중한 존재입니다. 많은 여성들의 사회참여를 이끌어 냈던 기업 역사에 자부심을 갖고 있고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성으로부터 벌었으니 여성을 위해 이익을 환원해야죠”라고 담담히 서술했다는 대목엔 화장품 출입기자들이 많이 감동했는지, 이를 기록해 둔 언론 보도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런 당당함을 강조해 오던 아모레퍼시픽이 변했습니다. 최근 저희 프라임경제에서는 ‘디올 따라쟁이 아모레 광고 유감’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었는데요. 이번엔 문제가 더 심각합니다.
아모레퍼시픽의 TV광고가 네티즌들의 비판, 일명 ‘요부 이미지’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사진을 몇 컷 보시죠.
소녀시대 유리가 광고모델인 마몽드 브랜드(아모레퍼시픽 산하 브랜드)는 ‘명품백을 사고 싶으면 남자친구를 사귀면 된다’, ‘짐승남 남친을 사귀고 싶으면 치마를 10cm 자르면 된다’는 등의 6개 광고를 선보였는데요.
가장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명품백’ 관련 광고입니다. 명품백을 사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다가, 남자친구를 사귐으로써 명품백을 선물 받는 장면을 그리며, 복잡한 피부 고민도 한 가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며 빗대어 표현했습니다.
‘남친 사귀기’ 편에서는 짐승남 남친을 사귀기 위해 여러 방법을 생각하던 유리가 결국 치마를 10cm 자르는 방법으로 남성을 유혹하는 내용입니다. 이 외에도 세탁하기 예민한 실크 블라우스를 엄마한테 맡긴다는 내용과, 연하 남자친구를 사귀기 위해 군대 간 남동생 면회를 가는 내용 등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화장품 광고 하나로, 우리나라 여자들을 전부 다 이상하게 만들었다며 해당 광고 내용이 ‘여성 비하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과장된 광고일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인정되는 우리들 현실을 비판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수긍하는 반응도 나왔는데요. 한 마디로 ‘논란의 중심’에 선 셈입니다.
광고모델로 발탁된 유리가 도리어 이미지 손상만 입은 또 하나의 희생자가 됐네요. ‘The Boys’를 부를 때 지혜의 여신 아테나처럼 당당했던 유리, 광고 잘못 골랐나 봅니다. 오래 전부터 여성의 사회참여를 이끌어 냈던 당당한 역사의 아모레퍼시픽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어째 남친에게 명품백을 얻어내자는 아모레퍼시픽 광고를 찍었는지요. 그나저나, 아모레퍼시픽은 대체 왜 저러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