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한 광고(CF)가 있습니다. ‘훤앓이’의 주인공인 김수현이 출연한 CJ제일제당 ‘쁘띠첼’ 광고인데요. 디저트 심리학이라는 테마로 여성들의 호기심과 감성을 자극하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 측도 쁘띠첼 사업재편 시작이 좋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00년 출시 이후 최근 수년간 별 재미를 보지 못했던 쁘띠첼이 12년 만에 브랜드 리뉴얼 등 전반적인 사업 재정비를 단행하며 새 출발을 알린 상황인데, 7년 만에 선보이는 광고가 무탈하게 인기몰이 중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 광고를 보며 뭔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쁘띠첼 광고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를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CJ제일제당이 보유한 브랜드 제품 광고는 삼성가(家) 제일기획이 독점하다시피 했는데요. CJ제일제당이 범 삼성가인만큼 알게 모르게 제일기획과 상부상조(相扶相助) 해온 셈이죠. 헌데 이번 쁘띠첼 광고는 이례적이게도 제일기획이 아닌 포스트비주얼이 제작을 맡았습니다.
그 배경으로 CJ 이재현 회장의 부친 이맹희씨와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과의 재산상속 다툼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맹희씨가 지난 2월 동생인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상속회복 청구 소송을 내면서 CJ와 삼성의 관계도 껄끄러워졌는데요. 이 같은 불편한 관계가 사업상 거래 관계 단절까지 이어졌다는 것이죠.
최근 CJ가 삼성그룹 계열 보안업체인 삼성에스원과 관계사인 에스텍시스템과 맺은 보안서비스 계약을 이달 말로 종료키로 한 것도 이 같은 풀이를 뒷받침해주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쁘띠첼 광고를 제일기획이 아닌 포스트비주얼과 계약한데 대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재산 소송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이뿐 아니라 CJ와 삼성 측 역시 모두 상속재산 다툼과 관련해 개인적인 일로, 회사와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취해왔었죠.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CJ제일제당의 쁘띠첼 광고 광고기획사(광고대행사) 교체와 CJ의 보안업체 교체 시기가 소송사태와 너무나도 맞아 떨어진다는 데 있습니다.
어찌됐건 CJ제일제당의 광고기대사 교체가 재산 소송과의 관련 사실여부를 떠나 한 가지는 분명해보입니다. 바로 광고업계에 적잖은 반향이 예상된다는 점입니다.
제일기획은 국내 광고취급액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명실상부 업계 1위 광고대행사입니다. 반면, 쁘띠첼 광고 건을 제일기획으로부터 앗아 온 포스트비주얼의 경우 TV광고 업계에서는 신생업체입니다. 경쟁 PT를 통해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신생업체가 자타공인 업계 1위 업체를 밀어낸 것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죠.
CJ제일제당을 비롯해 그동안 광고대행사 1위 업체인 제일기획을 맹목적으로 지지해온 기업들은 제일기획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됐을 텐데요. 네임밸류와 고가(高價)가 전부가 아니라는 점, 앞으로 광고업계에 어떤 변화가 일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