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유로존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국내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선물시장과 프로그램매매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되는 등 수급이 불안정한데다 일거래대금도 4조원대에 그치는 등 관망세가 두드러지면서 국내증시가 상승탄력을 잃은 모습이다. 24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9.21포인트(0.47%) 하락한 1963.42로 마감했다.
투자자별 매매동향에서는 오랜만에 모든 주체가 순매수를 기록했다. 기관이 투신의 대규모 매수세에 힘입어 총 2161억원어치 현물을 쓸어 담은 한편 개인도 470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장중 사자세로 돌아선 외국인도 112억원 매수 우위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프로그램매매에서의 대규모 물량출회가 지수 하락의 원인이었다. 차익순매수에서 3000억원 이상의 매도 물량이 쏟아졌으며 비차익거래에서도 175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8000억원 가까운 순매도 물량을 털어내며 우려를 더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운수장비가 1.22% 상승했으며 보험, 음식료업, 전기전자, 통신업 등이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다. 반면 증권, 운수창고가 2% 이상 하락했으며 비금속광물, 유통업, 종이목재, 철강금속, 서비스업, 화학, 건설업, 중형주, 의약품 등이 1% 넘게 밀렸고 은행, 소형주, 전기가스업, 금융업, 기계, 섬유의복 등도 하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약세였다. 현대중공업, LG화학이 2%대 하락했으며 SK하이닉스, KB금융, SK이노베이션, 포스코, 신한지주, 한국전력 등은 약세 마감했다.
반면 ‘대장주’ 삼성전자가 0.31% 소폭 반등하며 128만원대를 회복했다.
현대차가 2.80%, 현대모비스는 4.12% 급등했고 기아차도 1% 가까이 상승하는 등 자동차 관련주의 초강세가 돋보였다. 26일부터 발표될 1분기 실적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이 29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식에 힘입어 3.08% 급등했고 LG전자도 1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과 외국계 증권사 창구 중심의 매수세가 몰리며 4.93% 치솟았다.
주요종목 중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하반기 굴삭기 시장 회복 기대감에 이틀째 강세를 보이며 1.01% 상승했다. 반면 대림산업은 대표이사 부회장의 비자금 의혹 조사 소식이 불거지며 4.04% 급락했다.
유로존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미국 경기 둔화 우려 등 대외 변수가 국내증시 수급 상황을 짓누르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프랑스의 정권 교체 가능성과 네덜란드가 예산 감축안 협상에 실패하는 등 유로존의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미국 FOMC 회의를 앞두고 큰 정책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제기되며 김이 빠진 상황”이라며 “2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애플의 실적도 관심을 집중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이달 초 고점대비 10% 이상 주가가 밀리면서 가격 조정이 진행돼 실적 발표가 반등의 기회가 될 지 주목된다.
이 연구원은 또 “해외 변수 영향으로 장중 한 때 1960선을 이탈하기도 했지만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이 다소 줄어드는 모습이었다”며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낙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단기 트레이딩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3개 등 203개 종목이 올랐으며 하한가 13개를 포함한 628개 종목이 내렸다. 66개 종목이 보합이었다.
코스닥 지수도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에 1% 이상 하락하며 480선대로 주저앉았다. 24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7.40포인트(1.49%) 하락한 487.62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300억원 이상을 사들이며 지수 바닥을 다졌지만 기관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동반 매도세가 부담스러웠다. 이날 기관은 총 298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으며 외국인도 68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문재인 테마주로 꼽히는 바른손이 속한 종이/목재 업종이 3.11% 급등한 것을 비롯해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내렸다. 7% 넘게 밀린 에스엠을 비롯해 출판/매체복제 업종이 5.39% 급락했으며 섬유/의류업종도 3% 이상 추락했다. 제약, 소프트웨어, 반도체, 코스닥 우량기업, 제조, IT하드웨어, 화학, 방송서비스, 컴퓨터서비스, IT부품 등 상당수 업종들도 1% 이상 주가가 밀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역시 대부분 파란불이었다. ‘대장주’ 셀트리온이 5.14% 급락한 것을 비롯해 시총순위 15위 내에서는 다음, CJ E&M, 젬백스, 위메이드를 제외한 전종목이 약세를 기록했고 포스코 ICT는 보합이었다.
전일 급등세를 기록하며 시총순위 3위에 올랐던 안랩은 하루만에 4.61% 반락하며 4위로 한 계단 밀렸다. 파라다이스, 인터플렉스, CJ오쇼핑 등도 2~3% 하락했다.
주요종목 가운데서는 네오위즈인터넷이 런던올림픽을 겨냥한 게임을 출시해 실적 개선 기대감이 제기되며 4.04% 급등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치과용 임플란트 제품이 일본 후생노동성의 특례승인을 취득했다는 소식에 1.71% 상승했다. 반면 OCI머티리얼즈는 1분기 실적 부진 소식에 12% 넘게 급추락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2개 등 218개 종목이 올랐으며 하한가 5개 등 728개 종목이 내렸다. 보함은 81개 종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