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 일환으로 꼽혔던 ‘하이브리드 카드’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은행계 카드사들은 아직 전업계 카드사가 은행과 협의가 끝나지 않은 틈을 타 이벤트 등으로 시장점유율 높이기에 총력을 다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아직 전업계 카드사는 은행과 계좌이용 수수료 및 현금인출과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여러 차례 금융당국이 은행에게 ‘통 큰 양보’를 부탁했지만 은행권이 요지부동인 것.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의 1분기를 점검해 보았다.
체크카드활성화 정책이 시행된 지 4달이 지났다. 금융당국은 최근 1분기 중 휴먼카드가 30% 줄어드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으며 소득공제 개편, 신용평가 관련 조치를 취하는 등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체크카드 활성화의 대안으로 꼽힌 하이브리드 카드 출시도 줄을 이었다. 현재 KB국민카드, 신한카드, 하나SK카드 등은 모두 하이브리드카드를 발행하고 있으며 우리은행, 대구은행 등에서도 카드 출시에 나섰다.
◆은행계 전업사 상품 출시 완료
수수료가 적은 체크카드에 신용카드 기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카드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고객들도 소득공제 혜택이 많은 체크카드를 사용하면서도 신용카드 혜택까지 챙길 수 있어 하이브리드 카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체크카드 기반’과 ‘신용카드 기반’의 카드 혜택이 다르고 신용한도도 각 카드사마다 다른 만큼 발급 시 기능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하나SK카드는 기존 체크카드 사용자가 해당 계좌 잔고를 소진하면 보유한 해당 카드사의 신용카드 한도 중 최대 30만원까지 결제되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
신한카드의 ‘참신한 체크카드’는 계좌잔고 부족 시 10만원까지 신용 한도를 주는 하이브리드 기능을 갖춘 카드이다. 이상품은 전월 사용 실적에 따라 5000원에서 최고 3만5000원까지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하나SK카드 또한 기존 체크카드에 신용한도를 부여하는 서비스를 3월부터 제공 중이다. 하이브리드 서비스는 해당 계좌 잔고를 먼저 소진한 후, 추가 승인이 필요한 경우 보유한 다른 신용카드 한도 중 최대 30만원까지 신용 결제로 이동되는 방식이다.
◆기존 신용카드 보유자만 발급 가능?
카드사는 기존 신용카드 고객을 놓치지 않으면서 금융당국의 방침을 지킬 수 있는 ‘하이브리드카드’를 체크카드 활성화의 적절한 대안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하이브리드 카드가 기존 해당 금융회사의 신용카드 없이는 발급이 불가능해 불편함을 주고 있으며
신용카드 숫자 늘리기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한카드의 ‘참신한 체크카드’와 하나SK카드의 ‘하이브리드 서비스’는 기존 신용카드 회원에 한해서만 서비스가 가능하다. 국민카드의 경우 처음부터 신용카드 기반의 체크카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드의 경우 신용한도를 부여하는 만큼 기존 신용카드가 필요한 것이 당연하다”며 “신용카드 기반 카드와 체크카드 기반 카드로써 혜택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이브리드카드의 근본적인 부분은 신용카드를 사용하며 체크카드 수준의 소득공제를 받는 것”이라며 “체크카드 사용자가 매년 늘고 있고 마케팅 또한 이곳에 집중되며 사용고객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검사기획팀 홍경표 팀장은 “신용카드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당장 체크카드에 익숙해지긴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소액신용을 적용해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기능을 동시에 사용하다보면 체크카드 사용에 익숙해지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업계 카드사, 은행과 줄다리기 언제쯤 끝나나
은행과 은행계 카드사들의 체크카드 공격이 활발히 이뤄지는 가운데 전업계 카드사는 올 초부터 시작된 은행과의 협상이 아직도 지지부진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전업계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계좌 이용 수수료 0.2% 인하, 현금입출금 기능부여, 창구에서 체크카드 판매 허용 등의 사안을 놓고 은행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때 하나은행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 전업계 카드사들의 체크카드 시장 진출이 활발해 질것으로 예상됐으나 4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결론이 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긴 했지만 강제성을 띄고 있는 것이 아닌 만큼 계속해서 협상 중”이라며 “상반기 중 마무리 하기위해 은행 쪽에 적극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국 카드사들의 요구를 은행이 선택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라며 “전업계 카드사들의 입장에서는 현재 체크카드의 기능이 모두 포함되지 않는다면 결국 팔리지 않는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고 이는 결국 의미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 김정주 사무관은 “전업사 카드들에게 4~5월에 계좌협상을 마치고 상품개발 과정을 거쳐 5~6월쯤 상품출시를 하겠다는 계획을 전해 들었다”며 “현재까지는 은행에서 많이 양보했기 때문에 더 이상 강제적으로 은행에 요구를 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당장은 직불카드가 손해로 비춰질지 모르나 향후 신용카드의 순기능으로 체크카드 사용자가 해당 금융사 신용카드 고객으로 넘어갈 때를 노려야 한다”며 “전업계 카드사들은 더 이상 이익을 챙기려는 모습보다 체크카드 활성화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