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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현대모비스 평택 MDPS 공장벽에 붙은 ‘예술가정신’

‘클레임 50%절감’ 3년내 ‘대외품질 탑1’ 5년내

이용석 · 전훈식 기자 기자  2012.04.23 09: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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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최근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은 고유가 시대에 대응하고자, 차량 유지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기술 개발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러한 업계 갈증을 해결하고자 현대모비스는 기존 유압식 파워스티어링 장치보다 한 단계 발전한 미래형 조향장치인 ‘MDPS’를 생산하면서 업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현대모비스 평택 MDPS 공장 전경
MDPS(전자식 조향시스템 Motor Driven Power-steering system)는 기존 유압식 파워스티어링 장치(이하 유압식 장치)보다 한 단계 발전한 조향장치다. 핸들을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유압식 장치가 1세대라면, MDPS는 파워스티어링 장치에 구동모터와 센서, 전자제어장치(ECU)를 달아 주행 조건에 따라 최적의 조향 성능을 발휘하는 첨단 장치라고 볼 수 있다.

기존 유압식 조향장치는 오일펌프와 엔진이 벨트로 연결돼 연료 소모율이 높았지만, MDPS는 필요시에만 발전기에서 전기를 공급받아 모터를 작동하기 때문에 연료 소모가 줄어든다. 또 차지하는 공간이 줄어드는 한편 연비도 3~5% 정도 향상된다. 이뿐만 아니라 에너지 절감 3.1%, 중량 저감 4.6% 등의 효과는 물론,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는 효과를 발휘한다(아반떼 기준).

지난 4월19일 서울에서 약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평택의 현대모비스 MDPS 공장(구 현대모비스 포승공장)에는 아반떼나 쏘울과 같은 글로벌 차량의 성공 공식이 녹아있었다.

◆최첨단 클린룸 ‘반도체 공장 방불케’

MDPS는 미국·독일·일본 등 일부 선진업체들만이 관련 기술을 독점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경차와 중소형차에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MDPS의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2005년 2월 TRW와의 기술제휴를 맺었다. 그 후 1년이 지난 2006년에는 MDPS의 핵심 부품인 ECU 및 광학식 센서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했다.

현대모비스의 MDPS는 자동차 콜럼(Column) 축에 모터를 장착하는 C-타입이다. 적용시 설계 변경을 하는데 최소화할 수 있다는 데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대형차에 적합한 R(Rack) 타입을 선행연구를 통해 개발을 마쳤고 상용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MDPS 공장은 선진화된 장비 구축으로 높은 자동화율을 보이고 있다.
ECU 및 광학식 센서는 핸들축 내부에 장착돼 차량 속도에 따라 조향각을 조절하고 모터 움직임을 제어하는 등 MDPS의 성능과 가격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현대모비스는 핵심부품의 국산화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환율변동 위험을 최소화하는 등 연간 6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도 누리기도 했다. 이로 인해 MDPS 공장은 현대모비스 내에서도 핵심 생산시설로 구분되고 있을 정도다.

약 9000평 부지위에 자리 잡은 평택 MDPS 공장은 센서에 따라 1공장(광학식 두 개의 라인)과 2공장(자기식 세 개의 라인)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생산비중이 높아지는 자기식라인을 하반기에 추가로 증설 생산될 계획이다.

광학식 센서의 MDPS를 제작하는 ‘클린룸’은 이 공장을 첨단 반도체 공장을 연상시켰다. 입장을 위해서는 먼저 방진복과 특수 신발 착용은 기본, 공기샤워까지 마쳐야 룸에 들어설 수 있다.

이는 MDPS의 핵심부품인 센서 제작공정에 한 톨의 먼지라도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하나의 절차다. 제작에 사용되는 각종 부품 및 자재 역시 공기 샤워나 세척 등을 통해 청결한 상태에서 입고된다. 만일 소량의 먼지라도 센서에 묻게 된다면 센서 오작동으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클린룸의 청정도는 항상 100~1000 클래스(1ft³내에 0.5㎛ 이상의 먼지 100~1000개 이하)로 유지하고 있었다. 일반 대기에 있는 먼지가 30만~300만 클래스인 점을 감안하면 대략적인 청결도를 가늠 할 수 있다.

각 조립 장비들은 일제히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열심히 제작 및 품질 검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직원들은 모니터에 뜨는 지시 사항을 체크하며 센서 조립을 감시하고 있다. 불량품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자기식 센서로 효율성↑…불량 0% ‘도전’

   
MDPS 공장 설립부터 진두지휘해온 이주권 공장장.
지난해 생산 규모가 185만대 완제품 중 광학식이 40만대, 자기식이 145만대였지만, 올해 예상 생산규모인 220만개 중 자기식 MDPS가 200만개에 해당한다.

이는 광학식 제품의 단점과도 연결된다. 광학식 MDPS 제작은 먼지 및 정전기 관리로 별도의 클린룸이 필요하지만, 자기식의 경우 먼지 등의 영향을게 받아 원가 절감이나 효율성 향상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곳을 둘러보면서 가장 놀라웠던 건 역시 ‘효율’이다. 전체적으로 자동화율이 80%로 높은 효율성을 자랑한다. 철수된 1라인을 제외할 경우 90%까지 올라가며, 10월부터 추가되는 자기식 라인을 포함한다면 자동화율은 더욱 높아진다.

MDPS 제작에 있어서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영’은 필수적이다. 이주권 공장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은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불량방지 시스템, 기능검사, 장착성, 인력관리 등 모든 영역에서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자부했다.

실제 자동검사 공정을 곳곳에 배치해 실시간으로 품질을 검수하고 있으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완제품 상태로 종합검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공장 한쪽에는 지난해 출범한 ‘GTQ(Global Top Quality) 2015 달성’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예술가 정신이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든다’라는 표어가 걸려있었다. 3년 내 클레임 50%절감 및 5년 내 대외품질 ‘탑1’을 달성한다는 강한의지를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짧은 시간에 최대 성장을 보여준 현대모비스 MDPS 공장. 지금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선전을 위해 멈추지 않고 있다. 선행연구를 마친 R타입 MDPS가 빨리 상용화 돼서 대형차에도 빠른 시일내에 장착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