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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 여고교사의 뭉클한 웃음철학

나광운 기자 기자  2012.04.21 14: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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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임경제] ‘웃음’은 신이 인간에게 준 마지막 선물이라고 한다. 거룩한 선물인 이 웃음은 사회조직 곳곳에서, 또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문제를 푸는 ‘핵심 열쇠’처럼 쓰인다. 

웃음은 행복 추구에 있어 꼭 필요한 에너지다. 웃음은 ‘유머’ ‘재미’ ‘놀이’ ‘장난’란 뜻의 영어 ‘펀(fun)’과 흔히 연결 지어 쓰이는데, 직장·가정·학교 등 ‘펀’ 개념을 사용하는 장소나 공간에 따라 그 의미가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웃음과 즐거움이 넘쳐나는 곳엔 늘 ‘펀’이 있고, 또 그래야 행복한 삶이 영위된다.

경영에서도 ‘펀’ 도입이 화두다. 일하기 즐거운 곳에 행복도 있고, 행복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그 성과도 더 나은 법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른바 ‘펀 경영’은 조직운영의 기본이자 목표로도 불린다. 

하지만 ‘펀 경영’을 끌어들였다고 순식간에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닐 테다. 다른 경영기법의 도입과 마찬가지로 ‘펀 경영’ 도입도 개별 기업의 경영환경에 따라야 한다. ‘펀 경영’은 기업문화를 바꾸는 것이고, 기업문화는 개별기업이 가진 환경에 지배를 받기 때문이다. 개별기업의 특수성을 충분히 감안해야 하는 전제가 있지 않으면 ‘펀 경영’은 자칫 우스꽝스러운 시도로 전락할 수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 조직 내에 웃음을 끌어들이면 뭔가 일이 잘 풀릴 것 같은데, 막상 그러자니 개별 조직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충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환경을 구성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다. 이를 모두 파악하기란 참으로 난해한 일이다.

하지만 구성원 한명 한명을 상대로 충분히 인정하고 칭찬하고 격려하고 배려하는 과정에서 조직원들이 저마다 처한 특수성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인정 받고 칭찬 받으면서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격려와 배려를 받으면서 경영진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소통할 만한’ 기본기는 이렇게 잡히는 것이고, 이런 토대 위에서 ‘진정한 웃음’이 오갈 수 있다.

콧방귀를 끼면서 웃는 게 아닌, 얕잡아보면서 비웃는 게 아닌, 실소하는 게 아닌, 진정한 웃음을 서로 나눌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로버트 프로빈 교수에 따르면, 웃음이 많은 그룹은 웃지 않는 기업에 비해 평균 40%에서 많게는 300%까지 생산성이 늘었다. 웃음이 많은 그룹이 업무에 대한 적응력과 실적에서 탁월하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판매왕으로 이름 날린 조 지라드는 아직도 수많은 영업사원들에게 전설적인 존재로 기억된다.

그는 “웃음의 위력을 알지 못하는 세일즈맨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또 “인간에게 얼굴이 있는 것은 먹거나 세수나 면도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웃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탁월한 웃음예찬론자인 그는 “웃음만이 모든 문을 여는 만능열쇠”라고도 했다. 조 지라드의 이 이야기는 아마도 ‘웃음은 소통을 수월하게 하고 소통이 잘 되면 당연히 영업도 잘 된다’ 정도의 뜻을 갖고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기자의 활동 무대인 전남 목포시에도 돋보이는 ‘웃음 전도사’가 한명이 있다. 목포여자상업고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이기식 박사다. ‘스마일 닥터’라 불리는 이 박사는 웃음 분야에서만큼은 앞서 소개한 조 지라드 못지않은 실천가다. 여기서 한 술 더 떠 스스로 웃음을 파는 상인이라고 지칭한다.  

그는 웃음을 상품으로 개발해 씨앗 뿌리듯 이곳저곳에 심어 팔아야 한다는 독특한 소신을 갖고 있다. 품질 좋은 물건을 정직하게 생산해서 파는 우리의 건전한 상인정신을 웃음 파는 일에도 써야 한다는 생각에서 하는 얘기다.

복지센터나 보건소 등 지방자치단체 각 기관에서 부지런히 웃음을 전하고 있는 그는 웃음요가창시자인 남부대학교 김영식 교수의 제자이기도 한데, 자신을 ‘웃음 상품 개발자’라 소개하면서 웃음 씨앗을 많이 뿌리는 것이 곧 사회의 긍정 에너지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실천이라고 역설한다.

“웃음이야 말로 우리 인간이 갈망하고 있는 행복추구에 필수적인 에너지입니다. 저의 재능과 끼가 또 이웃의 삶에 조금이라도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열심히 웃음 소재를 개발하고 또 개발하고 전파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전남 해남이 고향인 이 박사는 낳아주신 어머니, 길러주신 어머니, 이 두 분의 어머니 품에서 자랐다. 큰어머니께서 사고로 건강이 좋지 못해 출산이 어려웠고 이에 부친이 재가해 이 박사를 낳은 것이다. 이 박사는 두 어머니 모두를 ‘진짜 어머니’로 모셔온, 자신을 ‘복 많은’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이 박사는 특수한 가정환경 탓에 두 어머니 속에 있는 말 못할 한(恨)을 풀어드리고자 집안에서, 알게 모르게 웃기는 역할을 줄곧 해왔다. 특히 이 박사를 낳은 생모는 지체장애를 안고 계셨기 때문에, ‘앞으로 평생 장애인들을 웃겨드리며 살겠다’는 다짐도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가졌던 것이라 한다.

   
나광운 기자

어린 이 박사로 하여금 웃겨야 하겠다는 마음을 들게 한 것은, 집 안에서 웃기는 역할을 하게 한 것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연민과 배려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그냥 재미삼아 웃기려는 게 아니라 진정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했던, ‘위해서 했던’ 실천이었다. 

“청소년들의 해맑은 웃음소리는 선생님 몫”이라고 얘기하는 동안에도 이 박사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웃음 씨앗을 부지런히 뿌리기 위해서는 좋은 씨앗을 열심히 개발해야 하는데, 웃음 꽃 씨앗 만들기를 위해 이것저것 재료 쌓는 것이 너무 좋다”고 말하면서 그는 또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