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제19대 총선 이후 여의도 정계는 대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누리당은 일찌감치 대선행 열차를 잡아탄 모양새고, 민주통합당의 대선 레이스도 각 주자들의 잰걸음 속에 개막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의 경우 새누리당과는 달리 혼전과 난전이 예상된다. 출전 예상자가 자천타천 많게는 10명까지 거론되는 데다 아직까지 ‘대세론’을 형성할 만한 절대강자가 나타나기는커녕, 대선 주자 여론조사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적할만한 대항마도 없는 이유에서다.
특히 당 내에서 친노-비노 등으로 계파가 나뉘면서 생기는 트러블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 대전 정국 혼란 양상
현재 민주통합당 내에서 사실상 대선 행보에 들어갔다고 간주되는 인물은 문재인·손학규·정동영·정세균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 5명 정도. 본인은 손사래 치고 있지만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박준영 전남도지사의 출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당내 친노로 분류되는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대선 레이스에 본격 나서고 있는 반면, 비노 인사들은 아직 잠잠하다는 사실이다.
친노진영의 좌장인 문 상임고문은 빠른 시일내로 대선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고, 그의 대선 도전은 사실상 정해진 바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 지사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정계는 물론 정치부 기자들은 김 지사의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으며, 김 지사는 5월 말부터 전국 북 콘서트를 개최하는데 이는 국민들에게 자신을 알리기 위한 대선 행보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비노진영의 대선 작업은 다소 소극적이지만 물밑 작업이 계속 되고 있는 게 정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박지원 최고위원은 20일 MBC 라디오에 출연, “만약 당의 흐름이 어떤 계파의 독식으로 간다면 나도 대선 출마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친노그룹의 독주에 대한 견제 성격을 띠고는 있지만 박 최고위원이 대선 도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눈길을 끈다.
원외로 밀려나긴 했지만 손학규 상임고문과 정동영 상임고문의 정치 행보고 멈출줄 모른다.
손 상임고문은 4월22일부터 9박10일 일정으로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 유럽 5개국을 방문한다. 유럽 국가들의 노동, 복지, 교육정책을 살펴보고 대선을 위한 정책 구상을 본격화하기 위한 행보라는 전언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손 고문은 6월 전당대회 직후 대선 캠프를 본격 가동하고, 조만간 경제 정책을 담을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4·11 총선에서 서울 강남에 출전 새누리당 김종훈 당선자에게 패한 정동영 상임고문 은 한미 자유무역협정 전면 재협상, 비정규직 철폐 등 진보적 의제를 중심으로 ‘좌클릭’ 행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선 주자로 다소 부족한 감이 있는 정세균 상임고문은 지난해 발간한 분수경제론을 기초로 각종 정책공약을 가다듬고 있으며, 정치 1번지인 종로에서 당선됐다는 자신감을 발판삼아 대선 캠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당권 경쟁도 ‘친노 vs 비노’
그런가 하면 민주통합당은 5월과 6월 잇따라 원내대표와 당 대표 선출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대선에 앞선 당권 경쟁도 친노-비노 갈등에 호남과 비호남 등 지역 정서가 얽히면서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지난 연말 야권통합 방식에 대한 이견으로 관계가 틀어진 박지원 최고위원과 손학규 상임고문이 지난 17일 단독 회동을 가진 것도 친노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시 박 최고위원은 손 전 대표에게 정치적 결별을 선언하고 대선주자 지지까지 철회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박 최고위원은 “손 고문과 악수는 했지만 손 잡은 것은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당 내에서는 두 사람의 회동이 수도권 486 의원들과 호남 의원들의 재결합을 시도하는 것으로, 비노 진영 결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아직 확답을 하진 않았지만 박 최고의원은 6월9일 치러지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할 것으로 보이고, 486그룹에서는 우상호 당선자가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6월 전당대회 전가지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당 대표 권한을 행사하게 될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서도 각 계파간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큰 틀에서는 친노진영과 비노진영으로 나눌 수 있지만 여기에 구민주계와 친손학규계 등 비노그룹이 본격 연대를 모색하고 있고, 이에 당 주류인 친노그룹과 486·친정세균계 등 범친노 그룹의 짝짓기 논의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친손학규계에서는 손 고문의 최측근인 신학용 의원을 내세울 것으로 보이고, 구민주계 등 호남진영에서는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낙연 의원과 우윤근 의원 등 두명의 후보를 낼 가능성이 크다.
친노진영에서는 신계륜 당선자와 유인태 당선자가 거론되고 있으며, 이밖에 전병헌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고 박영선·노영민·전병헌·박기춘 의원 등도 거론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친노-비노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이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지만 함께 지지해야 할 대선 후보를 내기 전까지 계파간 눈치싸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