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세계 경제가 요동치는 바다와 흡사하다. 기업들도 보다 안정적인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생존을 내건 변화 꾀하기에 여념이 없다. 구성원들의 역할도 물론 중요하지만, 기업에 있어 수장의 선장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같은 선상에서 ‘포스트 리더’의 현재 위상과 부각 시기도 늘 주목받는 관심사다. 이들의 움직임은 기업의 미래를 통찰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 되곤 한다. ‘2012년 주목할 경제인’ 네 번째로 SK 최태원 회장을 살펴봤다.
지난달 26일 SK하이닉스(000660) 공식 출범을 알린 SK그룹이 에너지, 정보통신에 이어 반도체라는 제3의 신성장축을 확보, 이를 통한 글로벌 경영 가속화와 수출확대란 청사진을 밝혔다.
최태원 회장 |
때문에 신성장동력에 따른 경영가속화도 중요하지만, 안정을 기반으로 한 성장도 동반돼야 하는 상황.
이와 관련, 최태원 SK 회장이 꺼내든 카드는 책임론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출범식 자리에서 “SK는 앞으로 책임감을 갖고 반도체사업에 투자하면서 더 크게 하이닉스를 키울 것이다”며 “세계 일류 반도체 기업으로 거듭나 국가경제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행복을 나누는 SK하이닉스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일단 SK하이닉스의 전망은 밝다. 증권가는 차별화된 제품과 원가 경쟁력으로 오는 2014년 매출 16조원까지 지속성장을 점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그룹의 적극적인 투자는 성장을 배가시키는 가장 강력한 촉매제가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에 묻어날 최 회장의 경영스타일과 그룹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로써의 오너십 강화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장밋빛 SK하이닉스, 현장밀착 경영 지속
최 회장의 경영스타일에는 스킨십형·전략가형 등 적절한 시기에 맞춰 다양한 평가가 뒤따랐다. 하지만, 이를 한데 아우르면 ‘능력을 수반한 현장 밀착형’이 가장 적절하다.
SK그룹이 SK하이닉스를 계열사에 편입시키고 에너지, 정보통신에 이어 반도체라는 제3의 신성장축을 확보, 이를 통한 글로벌 경영 가속화와 수출확대란 청사진을 밝혔다. |
미국유학의 영향으로 원칙과 논리를 중시하는 ‘합리적 전략가형’이란 평가에 걸맞게 최 회장은 “더 나은 능력을 지닌 사람이 나온다면 그가 대표를 맡게 되며, 나는 전문경영인이 편하게 기업경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03년 글로벌 분식회계와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을 기점으로 최 회장은 ‘이해관계자 가치관리형’ 경영인으로 변화를 꾀한다. 당시 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현장경영을 통해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직접 접하고, 이를 경영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이후 최 회장은 해외법인을 가서도 가능한 많은 부서를 돌고, 짧게라도 현장직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등 ‘스킨십형’ 경영을 지속했다. 지난 2010년 말 SK 서린사옥 5층부터 33층까지 사무실을 돌며 2000명이 넘는 임직원과 악수를 일일이 하며 “수고했다. 내년에는 더욱 건승하자”는 등의 덕담을 건넨 자리는 이미 잘 알려진 일화다.
최 회장은 최근 SK하이닉스를 두고 “SK그룹이 쌓아온 경영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총동원해 경영 최전선에서 직접 뛰겠다”며 ‘성공경영’ 의지를 피력, 최근까지 중국 등 글로벌 사업장을 직접 돌며 ‘현장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의 경우, 글로벌 경영의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전문화 된 역량, 즉 능력을 토대로 한 최 회장의 현장밀착형 행보가 그룹의 위상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그룹 내 오너십 강화는 당연한 수순
한편, SK그룹의 하이닉스 인수는 최 회장의 오너십을 강화시킬 전망이다. 불협화음은 있었지만,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룹의 숙원사업에 오너십을 직접 불어넣겠다는 최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를 통한 최태원 회장의 컨트롤타워 역할과 묻어날 강력한 오너십에 따른 위상 강화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
최 회장은 지주회사인 SK C&C(034730)의 최대주주로 SK주식회사를 통해 핵심 계열사를 아우르고 있다. 제3의 신성장축이라고 공언한 SK하이닉스 계열사 편입과 이를 직접 주도해 나갈 최 회장. 컨트롤타워의 역할과 묻어날 강력한 오너십에 따른 위상 강화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SK그룹의 핵심 사업에 투영될 최 회장의 복심에 재계는 예의주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