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아파트 값이 맥을 못 추고 있다. 계속되는 부동산시장 침체로 주택매매시장의 소비심리가 위축돼 관망세가 깊어진 것이다. 게다가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고, 비교적 자금부담이 적은 중소형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중이라 시장 관망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매매 위축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수도권이 지방보다 큰 폭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주상복합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중 중소형(전용 85㎡이하) 매매가는 76만원 떨어진 반면, 중대형(전용 85㎡초과)은 월 평균 370만원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도권 주택매매시장의 소비심리지수는 시장상황이 더 안 좋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3월 전국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에 따르면 전국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87.5) 대비 1.9포인트 하락한 85.6을 기록했다.
수도권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자수를 나타내는 그래프로 수도권 지역 대부분 소비심리지수가 100이하를 나타내며 매매시장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보는 심리가 주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는 국토연구원. |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0~200의 값으로 표현하며, 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월에 비해 시장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란 응답자가 많음을 의미한다.
수도권도 소비심리지수가 전월보다 2.5포인트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2월 81.0→3월 77.3) △인천(2월 75.8→3월 74.7) △경기(2월 80.7→3월 78.6) 등 전 지역에서 낮은 소비심리 수준을 지속했다.
서울·인천·경기 등 전 지역은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기대심리 위축과 매수세 감소 등의 영향으로 소비심리지수가 전월에 비해 소폭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수도권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의 하락과 함께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 매매가격도 무섭게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수도권 아파트(주상복합포함)를 중소형(전용 85㎡이하)과 중대형(전용 85㎡초과)으로 나눠 매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중대형은 월 평균 370만원, 중소형은 76만원씩 떨어졌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내 중대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12월 6억8248만원이었지만, 4개월에 걸쳐 296만원~547만원 떨어져 현재 6억6768만원으로 월평균 370만원 하락했다. 중소형은 지난해 3억629만원에서 현재 3억325만원으로 3억원선을 유지했고 월평균 76만원 내렸다.
수도권 매매가격 월간 변동액을 보면 중소형에 비해 중대형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중소형 매매가가 평균 76만원 떨어진 반면, 중대형은 월 평균 370만원으로 큰 하락폭을 보였다. 자료는 부동산써브. |
특히 서울의 중대형 아파트가 가장 가파르게 하락했다. 평균 473만원씩 가격이 빠지며 9억9000만원을 웃돌던 중대형이 현재 9억7000만원선으로 떨어진 것이다. 중소형은 125만원~256만원 내려 평균 163만원 하락했다.
경기도는 중대형 매매가격이 월 평균 318만원(184만원~504만원) 내렸고, 중소형은 25만원 떨어졌다. 인천은 중대형, 중소형이 각각 223만원, 67만원 시세가 하락했다.
부동산써브 박정욱 선임연구원은 “중대형 아파트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는 부동산 경기 장기침체로 수도권 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중대형 아파트 선호도가 급격히 줄어든 데다 세금 부담과 대출 규제 등으로 가격하락이 거셌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 선임연구원은 “또, 수도권 중대형은 실수요보다는 투자수요가 포진돼 있는데, 경기침체 때문에 투자수요가 주춤하면서 비교적 중대형 실수요자층이 탄탄한 지방보다는 수도권 위주로 하락폭이 더 컸다”며 “자금부담이 큰 주택의 매수세가 당분간 살아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