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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이인제 캐스팅보트론과 비(非)박 연대설

“누구랑 연대하든 선진당 정상궤도 진입시킬만한 지분요구 할 것”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4.19 16: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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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에서 군소정당으로 몰락한 자유선진당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라임경제] 자유선진당의 향후 행보에 대한 정치권 의견이 분분하다.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2석을 포함해 국회의원 5석을 차지하는 데 그치는 등 군소정당으로 몰락한 이유에서다. 특히, 18대때 18석에서 19대 5석으로 급속히 세가 약화된 상황에서 올 대선까지 독자노선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4·11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심대평 전 대표가 사퇴를 하고, 이인제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켜 정국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분위기는 흐리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오는 12월 대선정국에서 자유선진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큰 이유에서다. 특히 이번 대선은 여·야의 힘겨루기가 어느 선거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유선진당의 행보는 충분히 유의미하게 발휘될 수 있다. 

◆새누리-선진당 연대설 발 빠르게…

이인제 비대위원장도 다르지 않다. 지난해 말 자유선진당에 입당하기 전까지 무소속으로 가려져 있었지만 19대에서 6선 고지를 달성하는 등 존재감을 다시 부각 시키면서 당권 도전은 물론 대권 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완전히 배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유선진당은 내달 안에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구성할 예정이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이인제 위원장이 당권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은 이인제가 이끄는 자유선진당이 대선의 열쇠를 쥔 캐스팅보트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일까. 여의도 정계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선진당의 합당 혹은 연대설이 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다. 최근 김형태 당선자의 탈당과 문대성 당선자의 탈당 임박 등으로 ‘과반 의석수’가 무너질 것으로 판단되면서 그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선진당과의 합당론이 퍼지고 있는 것.

충청권 보수표가 양분되면 어부지리로 야권 성향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새누리당 측에서는 보수성향 결집을 위해 선진당과 힘을 합하려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선진당 입장에서는 새누리당이 원하는 대로 끌려다닐 수만은 없는 노릇. 당 내에서 대선 후보를 내고 대선을 완주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충청권 아성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만큼 여·야에서 선진당의 입지를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인제 위원장이 이끄는 선진당은 대선국면까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가 결국 새누리당과의 정책연대 및 후보단일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 중에서도 연대론에 무게가 쏠린다. 사실 선진당이 대선주자를 출마시켜 보수표를 분산하느냐, 출마시키지 않고 결집하느냐에 따라 새누리당의 대선 미래가 달렸다.

◆‘非박’과 연대할 수도

하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선진당 내에서 대선후보를 내더라도 완주할 가능성이 적은 만큼 새누리당과 정책연대를 통해 후보를 지지하고 ‘지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에 끌려다니지 않으면서도 선진당과 이인제 위원장의 몫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다른 연대 가능성도 있다. 대권 도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 위원장과 이회창 전 대표가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연대는 꺼릴 것이라는 것.

이때 떠오르는 연대론은 비박계와의 연대다. 새누리당 내 대권 주자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정몽준 의원을 꼽을 수 있는데 이들은 대표적 비박계 의원이다. 특히 정 의원은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서 친박계에 쏠린 공천을 지적하며 박 위원장을 비판 했다.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친박계 판으로 놔두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전히 대권욕심이 있는 선진당 이인제 위안장과 이회창 전 대표가 정해진 대선 후보(박근혜 위원장)가 있는 친박과 연대하느니 비박계와 손잡을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것.

결국 이인제 위원장은 어느 쪽과 연대하든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고 지금껏 그래왔듯이 그 점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한 정계 관계자는 “어느 쪽과 연대하든 그 과정을 통해 선진당을 정상궤도에 진입시킬만한 ‘지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심대평 전 대표는 선진당 독자노선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당이 축소됐어도 충청권에선 튼튼한 뿌리를 갖고 있어 두 거대 정당이 차지할 수 없는 독자적 영역이 분명히 있다는 설명이다. 독자적인 영역을 강화하면서 대선 정국에 임할 수 있다는 것.

연대론의 이회창 전 대표와 독자론의 심대평 전 대표 사이에서 고민에 빠진 이인제 위원장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 그의 입에 주목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