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00년대 이전 서민들에게 친숙했던 통신수단인 공중전화. 하지만 15만대에 육박하던 공중전화가 10여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서민의 통신수단으로 이용됐지만 이제는 이동통신의 등장으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십 수 년 전인 1998년만해도 공중전화 사업은 연 매출 7800억원을 기록할 만큼 KT에게 효자상품이었다고 합니다. 무선호출기(일명 삐삐)가 통신시장에서 주축을 이루고 있을 당시 공중전화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동전화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2000년대 초반부터 공중전화는 쇠퇴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이렇게 버려진 공중전화지만 새로운 유통채널을 고민하던 한 은행과 만나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습니다. 바로 기업은행이 공중전화 박스를 개조, ATM으로 활용해 ‘IBK 길거리점포’를 탄생시킨 것입니다.
최근 스마트폰 보급 대수가 2000만대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모바일을 이용해 금융거래를 하는 사람들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기존 ATM을 통해 가능했던 이체, 송금 등 금융거래를 모바일을 통해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이며 오프라인 비대면 채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여타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점포수가 적은 기업은행 입장에서는 공중전화 박스를 이용한 ATM을 설치하며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 된 것입니다.
‘IBK 길거리점포’라는 이름을 가진 이 ATM은 기존 공중전화부스 3칸을 리모델링해 좌측 2칸에 기업은행 ATM을, 우측 1칸에 공중전화와 자동심장충격기를 설치하는 등 실용성을 강조했습니다.
작은 아이디어로 탄생한 길거리점포가 곳곳에 들어서면 국민 편익과 시민 안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기업은행 측의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