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의 특허분쟁이 공식협상 추진 합의를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최악의 상황은 피하면서 오히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부수적인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008560)은 19일 이를 게임 이론에 빗대어 “삼성전자가 애플과 레페터티브(Repetitive·반복되는) 게임을 겪으면서 ‘죄수의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게됐다”고 평하며 19일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70만원을 유지했다.
죄수의 딜레마란 두 공범자가 서로 협력해 범죄사실을 숨기면 낮은 형량을 받는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음에도, 상대의 범죄 사실을 증언하면 감형해준다는 수사관의 말에 서로 죄를 실토하다 공범 모두 무거운 형량을 선고받는다는 고전적 게임이론이다.
이세철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단판승부로 특허전을 치렀다면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었다”며 “하지만 양측이 지난 1년 동안 30여건의 반복적인 특허소송(레페터티브 게임)에 휘말리면서 ‘죄수의 딜레마’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삼성전자와 애플은 법원에 합의를 위한 협상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현재 9개 국가에서 30여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재판부가 양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소송 외 분쟁해결기구(ADR)를 통한 협상을 명령했으므로 양사 CEO는 최고변호인과 함께 90일 이내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된다.
이 연구원은 “그간 양측이 표면상으로는 강경입장을 고수해왔지만 실제로는 협상의지를 갖고 있었다는 것이 이번 타협안 도출로 드러난 셈”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 합의는 삼성전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허분쟁에서 다소 고전했던 삼성전자는 법적 리스크를 완화함과 동시에 적잖은 브랜드 홍보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법적 리스크는 이번 타협안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수적으로는 특허분쟁이 길어지면서 언론에 자주 노출돼 애플과 대등한 회사로 인식되는 효과를 누렸다”며 “소송비용이 가중되긴 했지만 오히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