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학생두발.복장.휴대전화 사용 등을 학교 자율적으로 결정토록하는 내용이 포함된 초중등교육법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서울시.광주시교육청이 정면 반발하고 나섰다.
양 교육청은 18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개정안 발표 보도자료에서 ‘학생인권조례가 효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한 것은 '심각한 법리해석 오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양 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가 일체의 생활규칙을 정할 수 없도록 한 조항이 없다”면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교과부의 보도자료는 학교 현장의 혼란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세계인권선언이나 유엔아동권리협약 등을 통해 학생도 한 인격을 갖춘 객체로서 그들의 권리를 인정하고 존중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학칙에 학생의 두발, 복장 등을 세부적으로 제한하려는 의도는 구시대적 행태다”고 말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바탕으로 5월중 학칙을 개정하고, 이후 지도감독을 통해 학생인권침해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 다음은 성명서 전문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에 대한 광주광역시교육청의 입장
‘학생의 두발·복장 등 용모, 소지품 검사,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사용’에 관한 사항을 학칙에 기재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 4월 17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되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시행령 개정안에 관한 보도자료에서 “동 시행령 개정에 따라 서울․광주․경기 학생인권조례 중 학칙으로도 일체의 생활규칙을 정할 수 없도록 한 조항은 상위법령인 동 시행령에 위반되어 실효된다.”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며 법리에도 맞지 않는 해석이다.
이에 교육과학기술부의 보도자료와 일부 언론의 보도내용이 학생인권조례와 우리시교육청의 방침을 곡해하여 학교 현장의 혼란을 조장할 수 있기에 다음과 같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하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우리시교육청의 입장을 밝힌다.
1.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이 학교생활 전반에서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여 그에 걸맞은 사항을 생활규칙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의 용모, 소지품 검사, 전자기기 사용 등에 대해서도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생활규칙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학생인권조례가 ‘학칙으로도 일체의 생활규칙을 정할 수 없도록 한 조항’이 있다는 지적은 전혀 사실 무근이다.
2.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관한 사항을 학칙으로 정하는 것과 학생들의 인권까지 침해할 수 있는 사항을 학칙으로 규정하는 것은 엄격히 구분되어야 한다.
상상 조차 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대한민국 정부가 학칙에 학생인권 침해 권한을 부여하기 위하여 학생인권 보장의 책무를 규정한「대한민국 헌법」과 모법인 「초·중등교육법」을 무시하고, 시행령을 근거로 학생인권조례 관련 조항이 효력을 상실했다고 단언하는 것은 심각한 법리 해석의 오류가 아닐 수 없다.
3. 학생의 용모에 관한 부당한 규제는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소모적인 갈등의 원인이었고, 국가인권위원회와 유엔아동권리위원회 등이 체벌과 함께 대표적 학생인권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가운데, 인권의식의 성장과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통해 역사의 뒤안길로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여 인권의 문제를 다시 학교 구성원들의 합의 사항으로 떠넘기는 것은 국가기관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4. 정부가 스스로 법률을 위반할 리 없고, 시행령 개정안이 학칙의 기재사항과 의견수렴절차만을 형식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우리시교육청은 추가 명시된 ‘두발·복장 등 용모, 소지품 검사, 전자기기 사용에 관한 사항’을 학칙으로 기재하도록 하되, 「대한민국 헌법」·「국제인권조약」·「교육기본법」·「초·중등교육법」·「광주광역시 학생인권 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에 위반되지 않은 내용을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정하도록 안내할 것이다.
5. 마지막으로 인권을 존중하는 학교문화의 형성이야말로 학교폭력을 없애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실현되어야 할 과제이다. 우리시교육청은 학생인권을 보장하고 인권과 민주주의가 학교현장에서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학교 현장을 지원할 것이다.
학생들의 머리카락 보다는 머릿속을, 옷차림 보다는 마음속을 더욱 살피고, 학생들을 존중함으로써 그들이 다른 학생을 존중하고, 선생님들을 진정 존경할 수 있도록 현장의 선생님들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2012년 4월 18일
광주광역시교육감 장 휘 국
서울특별시교육감 곽 노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