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원한 라이벌로 알려져 있죠. 해마다 열리는 연고전(일부에서는 고연전으로도 부름)은 두 학교의 치열한 경쟁의식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특히 이 연고전이 시민들에게도 깊은 라이벌 인상을 심은 셈입니다.
이러한 큰 행사에 주목되는 것은 단연 ‘응원’입니다. 그러나 지난 3월23일 연고전을 대비해 고대 서울캠퍼스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고대와 연대 응원단 합동응원오리엔테이션에서 있었던 일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날 고대 응원단 소속 남학생 A씨의 ‘성희롱 논란’에 관한 파문인데요, 복수의 증언에 따르면 “연세대 여학생들은 ‘토요일 밤이 좋아’ ‘흔들흔들’ 하다가 ‘원나잇’ 한다”며 연대 응원 곡의 제목을 이용한 발언이 고대 응원단 관계자가 ‘연대 여학생’을 겨냥, 발언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을마다 열리는 정기 행사를 앞두고 응원 문화와 친목을 도모하자는 차원에서 매년 3월경 합동응원오리엔테이션의 자리를 마련했지만 결국 ‘성희롱 파문’의 결과를 몰고 와버렸습니다.
당시 현장에선 특별한 문제가 없었지만, 이후 연대 여학생들을 통해 들은 연대 총여학생회는 고려대 응원단 측에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이에 지난 3월28일 연대 총여학생회장과 양교 응원단장이 서울 신촌동 연대 서울캠퍼스에서 만나 대책을 논의했고, 고대 응원단은 지난 2일 고대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그러나 연대 총여학생회는 고대 응원단이 올린 공식 사과문에 ‘사과’의 단어조차 없는 ‘사과문’은 ‘진정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수정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고대 응원단은 공식사과문을 통해 “멘트에 관해, 조금 더 주의하지 않았던 점을 생각하고 있다. 불쾌함을 느낀 연대 학우들과 고대 학우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과’의 단어를 넣어 총 3차례 공식사과문을 수정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화려한 응원전을 바탕으로 볼거리가 풍성했던 연고전.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응원전은 ‘성희롱’이라는 한 단어 때문에 다소 불쾌한 응원전으로 퇴색돼 버렸습니다. 오는 가을에 열릴 연고전이 무사히 치러질 수 있을지 괜히 ‘기우’가 드네요. 오래 공든 제방도 개미구멍 하나로 무너진다는데, 두 학교의 오랜 우의가 이렇게 되다니 안타깝습니다. 특히나 성희롱 같은 걸로 말이지요. 정말 조심해 주길 당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