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스피가 대외 악재에 이틀 연속 밀리며 1980선으로 물러났다. 그간 시장을 주도했던 삼성전자와 자동차의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외국인의 현·선물 동시매도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17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7.50포인트(0.38%) 내린 1985.13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밤 뉴욕증시가 지수별로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코스피는 강보합세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오전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가 5개월 연속 감소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위축되기 시작했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도물량이 쏟아지며 지수는 이내 하락 반전했고 장중한 때 1980선초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개인이 23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기관도 장중 매수세로 돌아서 총 69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외국인은 이틀 연속 ‘팔자’에 열을 올리며 지수를 압박했다.
이날 외국인은 3000억원 넘는 현물을 팔아치웠으며 선물시장에서도 2500억원 이상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 중심으로 매수세가 우세했다. 차익거래에서 620억원대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비차익거래에서는 208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음식료업과 의료정밀이 1% 이상 상승했으며 의약품, 비금속광물, 전기가스업, 은행, 종이목재 등이 강세 마감했다. 반면 운수창고, 통신업이 1% 넘게 하락했으며 운수장비, 전기전자, 화학 등도 1% 가까이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하락 종목이 더 많았다. 특히 그간 지수 상승세를 주도했던 삼성전자와 자동차 관련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0.79% 하락한 124만9000원을 기록했으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도 각각 1.52%, 1.72% 하락했다. 기아차 역시 0.63% 약세 마감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우선주가 3% 이상 크게 밀렸으며 LG화학, 삼성생명 등도 하락했다. 포스코와 SK이노베이션이 보합을 기록한 가운데 현대중공업, 신한지주, KB금융, 한국전력, NHN 등은 상승했다.
주요 종목 가운데서는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옵티머스LTE로 일본에서 갤럭시S2를 고객만족도에서 누르고 1위를 달성했다는 소식에 1% 가까이 상승했다. 한공항공우주 역시 1분기 24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전년동기대비 537% 급등한 호실적을 거뒀다는 소식에 0.52% 상승했다. 대표적인 방산주인 휴니드는 삼성테크윈과 전술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4% 이상 치솟았다.
롯데미도파는 상법상 합병조한이 개정되면서 롯데쇼핑과 합병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분석에 힘입어 5.76% 급등했으며 풍산은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가 기대된다는 평가에 2% 넘게 상승했다. 대한전선이 사우디에서 4026만달러 규모의 초고압케이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는 소식에 1%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웅진에너지는 기존 구입했던 폴리실리콘 재고가 이달 중순 소진될 것이며 1분기 실적이 저점을 찍은 만큼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으로 강세를 보였으나 장중 하락 반전해 0.98% 하락했다.
1분기 어닝쇼크에 빠진 대한항공은 2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46% 약세 마감했다. 주류업체인 무학은 울산공장 가동중단 우려가 불거지며 2.32% 주가가 밀렸다.
국내증시에 대외발 악재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과 함께 스페인 채무불이행 우려가 더해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3월 FDI 규모가 117억6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6.1% 감소했으며 1분기 294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뉴욕증시는 스페인 디폴트 우려로 시장 불안이 확산된 가운데 미국의 2월 소매판매 지표가 월가 예상보다 웃돌면서 지수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다우지수가 0.56%% 상승한 것과 달리 S&P지수는 0.05%, 나스닥 지수는 0.76% 하락했다. 특히 애플 주가가 4% 이상 하락한 것이 나스닥과 S&P지수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나대투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애플이 최근 닷새 동안 10% 정도 주가가 하락했다”며 “애플의 맥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과 그동안 상승세에 따른 차익매물이 맞물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애플의 주가 하락은 IT업황과 관련주들의 상승탄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지만 매출면에서 경쟁업체인 삼성전자, LG전자의 반사이익 가능성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당분간 국내증시는 방향성을 모색하는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낙폭이 컸던 중소형주의 반등이 시도되고 있지만 대외변수들이 적지 않은 만큼 반등 탄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돼 실적이 좋은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단기 대응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5개 등 385개 종목이 상승했으며 하한가 3개 등 413개 종목이 내렸다. 94개 종목은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 역시 기관의 매도세에 밀려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17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0.71포인트(0.14%) 내린 500.38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이 700억원 이상의 매물을 사들인데 비해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은 81억원의 순매도를 보였으며 기관은 투신을 중심으로 총 670억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업종별로는 비금속, 코스닥신성장기업이 1% 이상 상승한 것을 비롯해 인터넷, 오락/문화, 기타서비스, 출판/매체복제, 의료/정밀기기 등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방송서비스가 2% 밀렸으며 화학, 종이/목재, 통신방송서비스, 운송장비/부품은 1%대 약세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혼조세였다. 셀트리온이 0.14% 소폭 하락한 것을 비롯해 안철수 연구소가 3.82% 하락하며 12만원대 초반으로 거래를 마쳤다. CJ오쇼핑의 지분매각 후폭풍이 2거래일 연속 이어지며 5.85% 급락했으며 에스에프에이, 동서, 젬백스, 골프존 등도 약세를 기록했다. 다음, CJ E&M, 포스코ICT, SK브로드밴드, 에스엠,씨젠, 파라다이스 등은 강세 마감했다 .
제주 헬스케어타운 착공식 개최 소식에 헬스케어주의 동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인피니트헬스케어와 유비케어가 각각 8.41%, 6.51% 치솟았으며 휴비츠도 1.49% 상승했다.
다음은 모바일 광고 시장의 성장성이 부각됨과 함께 런던올림픽 이후 신규사업 매출이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입어 2% 이상 강세를 보였다.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인터플렉스도 1% 가까이 상승했다.
총선이후 급등했던 정치테마주들은 이날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박근혜 테마주’인 아가방컴퍼니, 보령메디앙스, EG 등이 4~7% 대 급락했으며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는 바른손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8개 등 405개 종목이 올랐으며 하한가 1개 등 526개 종목이 내렸다. 103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