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연 기자 기자 2012.04.17 08:43:28
[프라임경제] 4월20일은 ‘장애인의 날’. 1981년 처음 ‘장애인의 날’이 지정된 이후 매년 장애인 축하행사와 각종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들에 대한 ‘실질적인 배려’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각 관계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장애인 취업자는 줄고 있다. 서울시를 비롯한 자치단체들이 먼저 팔을 걷어붙였다. 장애인 공무원 채용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 장애인 고용 촉진을 위해 귀한 땀을 흘리고 있다.
전국 장애인의 등록현황은 지난해 기준 251만9241명.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작년 장애인 구인수는 2만2462명으로 집계된 반면, 구직자 수 및 취업자 수는 각각 1만7098명, 6049명으로 기록됐다. 구인 수는 전년에 비해 늘었지만 구직자와 취업자 수는 줄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국가에서 내놓은 ‘장애인의무고용제도’가 버젓이 존재하지만 이를 올바르게 실천하고 있는 기업들은 매우 드문 것이 현실이다.
장애인 고용에 지방자치단체 등이 솔선수범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민간기업들이 소극적 반응을 보이는 상황에 선도적 기능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
장애인의무고용제도란 장애인의 고용기회를 넓히기 위해 만든 제도로, 일정 수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의무적으로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지시하는 장치다. 이 제도대로라면 의무고용에 해당하는 기업들은 ‘장애인의무고용률’에 맞게 장애인을 고용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장애인 고용 저조 사업주 명단’에 따르면, 금융 기업 중 2.53%의 장애인 고용률을 실천한 기업은행을 제외하면, 대부분 은행들은 1%미만의 장애인 고용률을 보였다. 대부분 은행들은 장애인을 고용하는 대신 1인당 월 59만원의 부담금을 내면서 버티고 있던 셈이다. 은행뿐 아니라 민간 기업들의 경우도 마찬가지. 장애인고용부담금을 지불하면서 장애인고용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곳이 대다수다.
물론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비장애인보다 신경써야할 것들과, 인식의 차이 때문에 각 기업들의 장애인고용비율이 적은 것이 현실이다.
장애인들이 홀로서기를 하기 위해 마련된 일자리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공공기관이 먼저 장애인 채용 붐 조성”
공무원은 구직자 대다수가 선호하는 1순위 직업이다. 서울시는 인기 직종인 공무원 자리를 장애인들 몫으로 상당 수 배정키로 했다. 올해 신입공무원 채용 시 총 852명 중 85명을 장애인으로 선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서울시청 김효진 인사과 관계자는 “지난해 51명의 장애인 공무원 채용에 힘입어 장애인의무고용을 실천하고자 이와 같은 10% 이상의 장애인고용을 실천하게 됐다”고 전했다.
서울시에 근무하고 있는 장애인 공무원은 총 1438명. 이들은 시청, 구청뿐 아니라 공공기관 곳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비록 행정도우미부터 보육시설 도우미, 장애인 복지일자리 등에 업무가 주어져 약 25만원에서 최대 100만원을 지급받고 있다.
대전시에서 운영하는 ‘건강카페’도 눈길을 끈다. 건강카페는 장애인이 만든 베이커리와 장애인이 제조하는 음료를 제공하는 소규모 카페로 공공기관 내에서 운영되고 있다.
건강카페 이외에도 서울시에 운영하는 ‘행복플러스가게’도 장애인 고용에 꾸준히 힘쓰고 있다. 건강카페와 비슷하게 생활용품을 장애인들이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가게로 지난해 137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건강카페와 행복플러스가게에 근무하고 있는 장애인 근로자들은 자신이 직접 만든 것을 판매하고 사람들과의 대화를 연습하면서 또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미 각 지역에 유명세와 홍보활동이 활발해 타 지역에서도 벤치마킹을 준비하고 있어 장애인 고용 창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채로운 취업 장려 프로그램…일자리 창출
지난해부터 장애인고용공단, 보건복지부, 교육청, 고용노동부 등 장애인의 일자리를 직접 찾아주는 각종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일반 구직자들도 취업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닌 현실에서 장애인 일자리 찾기는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하지만 장애인고용공단이 준비한 ‘장애인 취업성공패키지’와 ‘커리어점프 희망일자리 프로젝트’는 장애인 일자리 찾아주기를 전문적으로 돕고 있다.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장애인과 함께하려는 노력이 대학을 비롯해 사회 곳곳에 널리 퍼져있다. |
최근 장애인고용공단은 서울특별시교육청과 함께 커리어점프 희망일자리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고3 지적·자폐성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취업준비부터 지원고용, 단기 인턴 채용까지 개인별로 취업을 연계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3월 장애인 46명의 학생들이 취업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 3월부터 본격 가동한 ‘장애인 취업성공패키지’의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고3, 지적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커리어점프 프로젝트와 달리, 취업성공패키지는 일반 장애인들의 취업 성공을 위해 마련된 전문 프로그램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구인등록을 했지만 취업이 재대로 이뤄지지 않은 장애인들에게는 총 3가지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기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사전 지식, 면접, 상담부터 실전 교육까지, 일반 장애인들에게도 취업의 문을 열어주기 위해 이 같은 사업을 마련한 것이다.
또한 장애인 취업성공패키지의 경우, 1단계 수료시 최대 20만원의 참가활동수당이 나오며 취업에 성공했을 때 최대 100만원이 지급된다.
이밖에도 대학생 취업을 위한 사업도 준비돼 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협력해 장애 대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장애 대학생 맞춤형 취업지원’을 본격 시행한다. 고용노동부는 작년 12월부터 준비한 사업으로 올해 여름방학 시즌부터 본격적인 취업을 연계한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 김문실 관계자는 “이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전국 409개 대학에 있는 장애 대학생을 파악해 취업희망을 조사한 결과, 총 364명의 장애 대학생이 찬성의견을 밝혔다”며 “아직 정확한 전국 장애 대학생의 수를 파악할 수 없어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전국 대학에 장애대학지원센터를 설치해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장애 대학생 맞춤형 취업지원’은 올해 여름방학 기간부터 ‘기업연수제’ ‘구직 역량강화프로그램’ ‘1박2일 커리어캠프’를 통해 장애 대학생 개인별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기업연수제는 2개월의 여름방학 기간에 직무체험 기회를, 구직 역량강화프로그램은 면접, 이력서, 프리젠테이션 등 각종 취업기술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1박2일 커리어캠프는 말 그대로의 1박2일간 캠프활동을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