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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청출어람하려면 R&D투자 있어야

임혜현 기자 기자  2012.04.16 17: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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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북한이 무모한 장거리 로켓 발사를 추진했다 하여 국제 사회의 비판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발사에 들어간 자금이 우리 돈으로 1조원에 달한다는 분석부터 이는 우리가 나로호 등에 사용한 것으로 단순 계산한 것이라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을 것이라는 견해 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확실한 것은 북측의 깜냥에 벅찬 투자였고, 이 점만은 분명하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전체 북한 주민이 1년간 먹을 옥수수를 공중분해한 일명 ‘팝콘쇼’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15일 일본 교도통신은 미국과 중국이 이번 문제를 놓고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 의장 명의로 북한을 강도높게 비판하는 성명을 채택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런 무리한 로켓 집착이 UN 결의 등은 도외시하고 더 나아가 국제관계의 기본 룰을 가볍게 무시하는 무도한 행위라는 말은 새삼스럽다. 또, 주민들은 굶다 못해 인육을 먹고 청소년들은 ‘꽃제비’라 불리는 거지떼가 되어 유랑하는 와중에 김정은 체제 강화를 위한 쇼를 강행하는 것만 봐도 3대 세습 체제가 ‘정치적 도의 자체가 없는 정치 무리배’임도 분명해 보인다.  

이런 점은 재차 거론할 것 없이 북한이 이번에 3단 추진 로켓을 만들기 위해 기술을 이란에서 왔을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나온 점(중앙선데이 최신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래 이란의 미사일 기술과 여기에 기반한 로켓 연구는 북한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런데 어느덧 중동에 건너간 북한발 기술을 추월해 역수입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청출어람의 원인으로 이 전문가는 막강한 오일 달러를 기반으로 엄청난 투자를 했기 때문일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 보기 어려운 호전적이고 예측 불허한 집단임은 이미 공지의 사실이거니와, 이런 집단이 정치적으로 제대로 된 현대 국가라고 볼 수 없음은 분명하며, 이란 역시 오늘날 국제적으로 긴장감을 일으키는 주체임도 새삼 들여다 볼 부분은 아니다.

여기서 눈여겨 볼 대목은, 막강한 투자를 하면서 자칫 강력한 전쟁 무기로 전용될 수 있는 로켓 기술이 어떻게 발전하고, 또 어떻게 발전하다 마는지(실패로 돌아가는지)의 갈림길을 시사한다는 점이다.

오일 달러를 아낌 없이 투자, 이제 기술 역수출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이란은 이라크와의 전쟁을 치르던 중동 주도권 분쟁의 한 당사자에서, 미국과 옥신각신을 하는 입지까지 올랐다. 모리배 집단에 불과한 북한 역시, 제대로 된 국가는 아니지만 알량한 기술을 무기로 늘상 미국 등으로부터 뭔가를 뜯어내고 있으며 ‘통미봉남’마저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이런 게 R&D의 힘이라면, 이들을 너무 정치집단이 아닌 장사치 집단으로 몰아붙이는 것이고 편협한 해석일까?

   
 

1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상장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신성장 동력 발굴 현황과 애로 요인’을 조사한 결과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신성장 동력 발굴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미 확보해 수익을 내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10%였다. 45%는 ‘사업화 검토·추진중’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45%는 ‘추진 계획이 없음’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상장사급에서도 아직 연구개발(R&D)을 통한 차세대 먹거리 개척이 부족하다는 뜻으로, 비상장사까지 확대해 해석하면 우리 기업들의 신성장 동력에 대한 관심 부족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하물며, 북한조차도 인민의 밥을 줄여 팝콘쇼를 하는데, 세계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무역대국에서, 이래서야… 앞길이 깜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