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스피가 대외 불안과 프로그램 악재에 휘청거리며 1990선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16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6.28포인트(0.81%) 하락한 1992.63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말 중국의 GDP 성장률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친 8% 초반에 머문 데다 스페인을 중심으로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재점화 되면서 국내 증시 수급 상황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지수 하락 영향으로 개인의 저가매수가 집중됐으나 1600억원 이상의 매도 물량을 쏟아낸 외국인과 프로그램매매에서 대규모 물량 출회가 잇따르며 지수를 압박했다.
개인은 이날 총 3802억원 순매수를 기록한 반면 외국인은 1658억원어치 현물을 팔아치웠다. 기관도 250억원 이상의 물량을 쏟아낸 투신을 비롯해 총 340억원 가량의 매도 우위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현·선물 간 가격 차이인 베이시스가 하락하면서 프로그램매물이 확대되는 모습이었다. 차익거래에서 2119억48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비차익거래 역시 1688억1100만원 순매도를 보였다.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의료정밀이 1.12% 상승했으며 소형주, 운수장비, 종이목재, 비금속광물이 소폭 강세를 보였다. 반면 건설업, 섬유의복, 금융업, 유통업, 음식료업, 보험, 운수창고, 철강금속, 통신업, 증권, 화학 업종 등이 1% 이상 밀렸으며 기계, 서비스업, 대형주, 은행, 지배구조우수기업 등도 1% 가까이 하락하며 약세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내림세였다. 삼성전자가 하락반전하며 0.71% 내린 125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현대모비스, LG화학, 삼성전자우선주, KB금융 등이 2%대 급락세를 보였다. 반면 현대차가 반등에 성공해 1.94% 상승했으며 기아차, 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이 상승 마감했다.
주요 종목 가운데서는 현대위아가 1분기 실적 기대감에 2.05% 상승했다. 또한 북한 김정은이 자본주의 도입을 논의한다는 소식에 전력설비주와 일부 남북경협주가 강세를 보였다. 광명전기와 선도전기가 각각 11.11%, 7.94% 급등한 것을 비롯해 코스닥 상장사인 이화전기와 제룡전기 등 전력 설비주가 10% 이상 치솟았다.
KT&G가 1분기 시장점유율이 상승했다는 소식에 1%대 상승세를 기록한 반면 하나금융지주는 염가매수차익을 제외한 연결순이익이 저조하다는 분석에 4.27% 급락했다. 대한항공은 1분기 어닝쇼크에 빠지며 4.75% 추락했으며 이마트 역시 영업규제 및 성장리스크 우려에 2% 이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대외 악재로 인한 단기적인 등락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동양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대외 악재를 반영한 단기적인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이라며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관심을 기울여 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등락이 불가피하며 저점에 대한 신뢰도가 지속되는 만큼 1970선 정도에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임수균 연구원은 “개인의 저가매수세를 기본으로 한 박스권 하단 지지력을 기대한다”며 “낙폭 과대주와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IT, 자동차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9개 등 334개 종목이 상승했으며 470개 종목이 하락했다. 89개 종목은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외풍에 밀린 코스피와 달리 코스닥 지수는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500선을 재탈환했다. 16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1.61포인트(0.33%) 상승한 501.09로 마감했다. 개장 직후 약세를 보인 코스닥 지수는 등락을 거듭하다 오후 들어 반등에 성공하며 500선에 안착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사자세가 지수를 떠받쳤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66억원, 49억원어치를 팔아치운 반면 개인은 23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대부분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소프트웨어업종이 3.65% 치솟으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안철수 서울대융합기술대학원장의 대선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며 안철수연구소가 상한가까지 치솟은 것이 이유였다. 이밖에 종이목재, IT소프트웨어, 인터넷, 출판/매체복제, 의료/정밀기기 등이 1~2% 상승 마감했다.
반면 방송서비스가 CJ오쇼핑의 하한가 추락에 밀려 7.23% 급락한 것을 비롯해 통신방송서비스도 4.39% 크게 하락했다. 이밖에 건설, 비금속 업종이 1% 이상 하락했으며 운송, 제약, 기계/장비, 일반전기전자 등도 약세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혼조세였다. 셀트리온, 다음이 각각 0.28%, 0.67% 상승했으며 CJ E&M, 에스에프에이, 에스엠, 파라다이스 등이 상승세를 탔다. 특히 안철수 연구소가 13만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며 시총순위 4위로 뛰어올랐고 파라다이스도 2.65% 급상승하며 시총순위 15위권내에 진입했다.
특징주로는 ‘안철수 테마주’의 무더기 상한가 행진이 두드러졌다. 안 원장이 대선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소문에 개장 직후 상한가로 직행한 안철수연구소를 비롯해 관련주인 솔고바이오, 잘만테크도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또 에스엠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공시한 비티앤아이도 14% 넘게 급등한 129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CJ오쇼핑은 지난 13일 중국 법인인 동방CJ의 지분 11%를 CHS홀딩스에 매도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하한가로 추락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19개 등 517개 종목이 상승했으며 하한가 1개를 비롯해 398개 종목이 내렸다. 121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