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신안동 소재 제일오피스텔에 설치된 비상발전기. 비상발전기 엔진이 건물 준공보다 무려 7년이나 앞서 제조됐고, 국내 딜러가 해당제품을 수입하지 않았다고 밝혀 고철로 들여와 조립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프라임경제] ‘풍경채’란 브랜드 아파트로 잘 알려진 제일건설(대표이사 이홍철)이 건물을 신축하면서 고철 수준의 비상 발전기를 설치했다는 논란을 빚고 있다.
16일 제일건설이 건설한 광주 북구 신안동 소재 제일오피스텔 입주민들에 따르면 제일오피스텔은 지난 1월15일 오후 6시30분경 정전사태가 발생, 비상발전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운전중이던 비상발전기가 제어되지 않았고, 과부하로 검은 연기를 내품으며 가동이 멈췄다.
◆ 제원표엔 1998년 엔진 시리얼 넘버는 1991년 생산
사고 원인을 파악하던 입주자들은 비상발전기가 1998년9월 건물 준공보다 무려 7년이나 앞선 1991년 생산된 사실을 확인했다.
또 비상발전기를 수입하는 한국총판이 해당 제품을 수입하지 않았다고 밝혀, 고철로 국내에 들여와 조립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입주자들은 특히 발전기 표면에 기재된 제원에는 1998년4월 제조한 것으로 기록돼, 납품과정에서 검수인들을 속이려 한 증거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상발전기 제원표(위)와 엔진의 시리얼넘버. |
제일오피스텔에 설치된 비상발전기 표면 제원표에는 1998년4월 대구 동구 소재 동아발전기에서 제조한 것으로 표시됐다.
입주자들은 비상발전기 구성품(엔진+발전기) 가운데 엔진 시리얼넘버를 추적, 1991년 미국 디트로이트사가 생산한 제품임을 확인했다.
더욱이 디트로이트디젤 전남 총판은 해당 제품을 한국에 수입하지 않았다고 공식 확인, 외국에서 사용하던 중고 제품을 고철형태로 수입해 국내서 조립해 신품으로 둔갑시켰다는 의혹이 동반되고 있다.
◆ 제일건설이 배상해야 vs 시효 지났다
입주자들은 비상발전기를 수리하면서 1800여만원의 비용을 부담했다. 입주자들은 건물 준공 당시부터 중고 제품이었기 때문에 건물의 원 소유자인 제일건설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제일건설측은 준공후 12년째로 2년의 하자보수 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배상은 해 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입주자 대표 측은 “제일건설이 사건 발생 초기 ‘중고제품이라는 증거를 대라’고 우격다짐하다가, 증거를 제시하자 이번에는 ‘시효가 지나, 배상해 줄 근거가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처음부터 고철이었는데, 시효가 무슨 상관이냐”면서 “기업윤리도 없는 건설회사의 아파트를 어떻게 안심하고 살수 있겠냐”고 비토했다.
이에 대해 제일건설측은 “(비상발전기는) 전기회사에 하청 준 품목이었기 때문에, 당시 중고 제품이 납품됐는지 전혀 몰랐다”면서 “보증기한이 10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배상이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