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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두 짱’ 아테네로 간 사연은?

LNG운반선 2척 4억달러에 수주…21년 무분규 결실

박지영 기자 기자  2012.04.16 11: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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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선장 고재호 사장의 대우조선해양 호가 순조로운 항해를 시작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고 사장 취임식 이후 8일 만인 지난 12일 첫 수주를 따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안젤리쿠시스그룹으로부터 16만㎥급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을 수주, 지난 12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계약식을 가졌다. 1척당 가격은 2억달러 선으로, 두 선박 모두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15년 중순까지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날 계약식에 고 사장과 발주사 존 안젤리쿠시스 회장 외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 성만호 위원장도 동석했다는 것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선박 수주 계약식에서 존 안젤리쿠시스 회장과 성만호 노조위원장, 고재호 사장이 계약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순서대로)
이와 관련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노사화합을 바탕으로 성공적 프로젝트 수행을 약속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이라며 “성 위원장은 노사가 화합해 납기‧품질‧안전 등 모든면에서 최고 수준의 선박을 건조하겠다는 의지를 선주 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선주 측 또한 대우조선해양의 담합된 모습에 대해 “현재와 같이 조선 시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단합된 노사의 모습에 무한한 신뢰가 생긴다”며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 업계는 물론 해외선주와의 신조 계약식에 노조위원장이 참석하는 것은 재계서도 상당히 드문 일. 이처럼 대우조선해양이 이례적 사례를 남길 수 있었던 데는 안정적인 노사 관계가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1년 무분규를 자랑하고 있다.

또한 고 사장의 ‘존중’과 ‘소통’ 경영마인드도 사례를 남기는 데 크게 한몫했다. ‘전통 대우맨’인 고 사장은 ‘현장경영인’으로 통한다. 1955년생인 그는 경성고와 고려대 법대를 나와 1980년 대우조선해양 전신인 대우조선에 입사한 이래 △선박영업담당(상무) △영국법인장 △인사총무담당(전무) △선박사업본부장(부사장) 등 줄곧 한길을 걸어왔다.

특히 2004년에는 인사총무를 맡아 합리적 노사관계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4일 취임식 때 노조가 나서 환영인사를 건넨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지난달 30일 노조 측은 주총에서 열린 고 사장 정식 선임안을 두고 “고 사장은 해외지사와 조선소 현장을 두루 거치면서 균형 잡힌 시각과 탁월한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쌓아온 인물”이라며 “존중과 소통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고 사장의 경영방침은 현장 사기진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우호적인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