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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등장하는 ‘박근혜 대항마들’…친이계는 ‘실종’

안철수 ‘사실상 출마 의사’…‘중앙정치 재도전’ 김태호 흥행카드론

이보배 기자 기자  2012.04.16 10: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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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제19대 총선이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이 나면서 정계의 눈은 오는 12월 대선으로 쏠려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능력이 다시 한 번 검증된 총선으로 평가받으면서 대선을 향한 박 전 의원의 발걸음은 훨씬 가벼워졌다.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 후 대선에 관심이 쏠리면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대항마로 떠오른 안철수 원장(좌)과 이번 총선을 통해 '선거의 달인'으로 등극한 새누리당 김태호 의원(우).

반면 여권 내 잠룡들의 공간은 좁아졌다. 정몽준·이재오 의원 등이 생환했지만 ‘박근혜 당’에서 활동공간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권 행보를 위해 총선 이후를 겨냥하고 있었던 김문수 경기지사의 생각도 복잡해졌다.

◆與 ‘선거의 달인’ 등극한 김태호 

이재오 의원은 당분간 상황을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말을 아껴왔고,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서 측근들이 줄줄이 낙천하고 친이계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태여서 당내 입지가 위축된 이유에서다. 국회에 입성해서도 주도적으로 정국을 이끌 동력이 없다는 것.

반면 정몽준 의원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총선이야 어떻게 되든 대선 후보 경선을 위해 자기 사람을 심었다”고 박 전 대표를 비판했던 만큼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박 전 대표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 파장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당내에 ‘자기편’이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 때문이다.

김문수 지사가 가장 머리 아파 보인다. 총선 뒤를 대선에 나설 시기로 점치고 있었지만 박 전 대표의 선거 승리로 공간이 좁아져 대권의 꿈을 미루고 도정에 전념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 잠룡들의 불안한 입지와 반대로 새누리당 ‘태풍의 눈’으로 등극한 인물이 있어 눈길을 끈다. 그는 다름 아닌 김태호 의원.

김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을에서 재선에 성공해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어려운 선거에서 두 차례나 당선되는가 하면 도의원, 거창군수, 경남지사, 국회의원 등의 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어 ‘불패신화’를 쓰고 있는 것.

이 같은 인물 경쟁력을 보인 만큼 그가 경선 흥행을 위해 박 전 대표의 대항마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낙동강 패배, 안철수 대선출마 앞당기다  

선거 초반만 해도 다수 의석을 바라봤던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에 참패하면서 대선 정국 역시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나마 눈길을 잡는 인물은 ‘낙동강 벨트’ 탈환을 내세우며 부산 경남지역 선거를 이끌었던 문재인 당선자다. 본인은 승리했지만 전반적인 성적 부진으로 대선에 직접 출마할 여부는 미지수다.

또 한 때 ‘대망론’의 주인공으로 거론됐지만 이번 선거에서 파괴력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하는 바람에 출마를 결심하더라도 야권 내부에서 혹독한 검증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승리한 정세균 후보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당초 자신의 지역구 대신 서울 중심의 종로에 도전해 승리, 가능성을 증명한 이유에서다.

이해찬 당성자의 역할도 주목된다. 충청을 기반으로 대권가도에 나설 수도 있고, ‘킹 메이커’가 될 수도 있다.

또 김두관 경남지사가 조만간 대선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정계에 나돌기 시작했다. 밑바닥에서부터 정치 인생을 시작한 김 지사는 스토리와 경험, 인품을 갖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김 지사의 경우 이번 총선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박근혜 대 문재인’ 이라는 대결구도로 굳어지지 않는다면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반해 수도권을 주요 기반으로 하는 손학규 상임고문과, 강남에서 반전을 기대했지만 실패한 정동영 의원은 다소 불리한 위치에 처했다.

총선 패배로 리더십 부재 상태에 직면한 민주통합당을 두고 ‘안철수 대안론’이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최근 안 원장이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끈다.

16일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안 원장은 총선 전 한 야권 중진과 비밀리에 만나 올 12월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 출마 결심 의사를 밝혔다.

민주통합당 입당이나 제3당 창당 대신 일단 정치결사체인 ‘포럼’을 구성해 독자적으로 세를 규합하기로 했다는 것.

또 안 원장은 해당 중진과의 대화에서 "내가 평소 잘 웃고 그렇지만, 마음을 한번 먹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그동안 준비를 많이 해왔으며, 이제 물러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존 정치세력에 무임승차하지 않고 상황을 만들어낼 각오가 돼 있다고 밝힌 안 원장은 6월 이전까지 독자적으로 세를 규합해 나가고,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의 1학기 강의가 끝나는 6월 이후 본격적으로 대선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1차 대선 준비가 왈료될 6월 이후 안 원장이 대선 주자들과 함께 막판 범야권 후보단일화를 추진할지, 단독으로 대선 완주를 시도할지는 미지수다.

◆6선 성공한 이인제, 새누리 품 돌아갈까?

한편, 자유선진당의 이인제 의원의 거취도 새삼 눈길을 끈다. 이번 총선에서 6선에 성공한 이 의원은 꾸준히 대권에 도전해 왔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자유선진당은 ‘당의 몰락’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참담한 결과를 내놨다. 이로 인해 심대평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이 의원의 역할론이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대권주자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당 대표로 나설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그런가 하면 정치권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보수연대 특히 자유선진당과의 연대에 대한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정치학적으로 볼 때 총선 때는 나누고 대선 때 합치는 게 일반적이라는 주장과 함께 대선 때는 연대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

만약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의 연대가 성사된다면 박근혜 전 대표와 이인제 의원이 어떻게 의기투합 할 것인지도 관심을 끈다. ‘경선이냐 연대냐’ 둘 중 하나로 좁혀지겠지만 제1당인 새누리당이 대선 후보를 양보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