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풀무원식품(이하 풀무원)이 지난 12일 ‘자연은 맛있다 백합조개탕면(이하 백합조개탕면)’을 출시, 하얀국물 라면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날 풀무원은 오는 2014년까지 4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전체 800억원 매출로 시장 3위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이미 하향세인 하얀국물 라면시장에서의 한발 늦은 라인업 구성, 그리고 앞서 출시한 제품도 트렌드를 파악하지 못해 고전 중이라는 게 이유다. 내용을 살펴봤다.
풀무원이 라면시장(건면)에 진출한 시기는 2010년 말. 당시 풀무원 라면제품군은 냉장면 등 생면 일변도였으나 ‘자연은 맛있다’라는 브랜드로 건면 2종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풀무원은 이듬해 1월부터 본격 유통과 마케팅에 나섰고 2012년 라면시장 3위에 오르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풀무원이 라면시장 3위까지 자신했던 ‘자연은 맛있다’ 2종(맵지 않고 깔끔한 맛, 얼큰하고 진한 맛)은 지난해 100억원 매출에 그치는 등 지지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풀무원 면류 전체 매출은 670억1800만원으로, 이중 ‘자연은 맛있다’는 약 14%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위협 못 느낀다”
이러한 가운데 풀무원은 ‘자연은 맛있다’ 세 번째 시리즈 제품이자 하얀국물 라면인 ‘백합조개탕면’을 출시했다. ‘꼬꼬면’과 ‘나가사끼 짬뽕’에 이어 하얀국물 라면시장 돌풍에 가세하겠다는 의지를 반영된 전략이다.
풀무원 하얀국물 라면 ‘백합조개탕면’. |
풀무원 라면사업부 김장석 팀장은 “‘백합조개탕면’은 기존 하얀국물 라면 제품에 비해 늦게 출시됐지만 기름에 튀기지 않은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강점으로 인기가 예상된다”며 “오는 2014년까지 4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해 라면부문 전체에서 800억원의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대체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다. 하얀국물 라면시장이 이미 하향세를 타고 있는데다 건면만으로는 유탕면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꼬꼬면’으로 국내 하얀국물 라면시장을 이끈 팔도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부터 하얀국물 라면시장은 전반적으로 죽었다고 볼 수 있다”며 “‘꼬꼬면’ 역시 지난해 12월 매출이 정점을 찍은 뒤 하향유지세를 띄고 있다. 앞으로 하얀국물 라면시장은 성장보다는 현상유지로 봐야하기 때문에 하얀국물 라면만으로는 사업이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라면업계 관계자도 “풀무원은 기존에도 건면을 출시했으나 소비자들의 유탕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해왔다”며 “이번에도 하얀국물 라면을 출시했으나 매출을 올리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경쟁사로서도 큰 위협은 느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 확대도 ‘미지수’
풀무원이 ‘라면시장 3위 도약’이라는 목표도 점점 멀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새나오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앞서 풀무원은 2010년 연말 ‘자연은 맛있다’를 출시 당시 2012년 라면시장 3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자연은 맛있다’가 지난해 100억원 매출고에 그치는 등 영향력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올해 라면시장 3위는 힘들 전망이다.
‘자연은 맛있다’ 출시 전인 2010년 663억9000만원이던 풀무원 전체 면류 매출이 출시 이후 670억1800만원으로 소폭 상승한 것은 ‘자연은 맛있다’가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풀무원은 올해 ‘백합조개탕면’을 시작으로 다양한 프리미엄 신제품 출시 계획을 밝혔다. 라면시장 3위 달성 목표가 올해 이뤄질지, 이듬해로 미뤄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