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참패한 가운데 부산 사상과 세종시에서 각각 승리를 거둔 민주통합당 문재인·이해찬 당선자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새누리당에서는 단연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을 들 수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총선을 치르는 동안 원톱으로 박 위원장은 최선의 노력을 다 했다.
정강정책과 함께 당명을 바꾸는 등 ‘쇄신’을 몸소 실천했고, 그 결과 새누리당의 압승을 주도한 일등공신으로 등극해 비례대표로 국회의원 자리도 지킬 수 있어 차기 대권행보에 더욱 힘이 쏠릴 전망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중진의원들이 뛰어든 지역구에서 초접전이 계속됐다. 그 결과 6선의 홍사덕 의원과 권영세 사무총장이 패하고 민주통합당 신경민 후보에 자리를 내줬지만 정몽준 의원은 서울 동작을에서 민주통합당 이계안 후보를 제치고 7선을 달성했다.
또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도 통합진보당 천호선 후보와 맞붙어 피말리는 접전 끝에 자리를 보전했다. 이명박 정권 심판론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 최측근인 이 의원이 5선을 달성하게 되면서 친이계 부활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민주통합당에서는 문재인 상임고문을 빼놓고 이야기하기 힘들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낙동강 벨트’ 탈환을 위해 문 고문을 필두로 문성근, 김정길 후보 등 쟁쟁한 인물을 배치했지만 성적표는 기대 이하였다. 문 후보와 현역인 조경태 의원 2명만 금배지를 달게 된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고문에게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민주통합당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데 있다. 비록 이번 총선을 치르면서 낙동강 벨트에 ‘야풍’을 불러일으키진 못했지만 총선 첫 도전에서 금배지를 거머쥔 만큼 앞으로 그의 대권 행보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19대 총선에서 첫 국회의원을 배출한 세종시의 이해찬 당선자도 눈길을 끈다. ‘충청의 맹주’로 불리는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와의 대결에서 당당히 승리한 이 당선자는 한명숙 대표의 입지가 불안한 당 내에서 문 고문과 함께 큰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가 하면 민주통합당의 경우 전 의원들의 귀환도 눈길을 끈다. ‘고소고발남’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강용석 의원을 따돌리고 정청래 전 의원이 국회에 재입성하고,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 선후배로 4번째 맞붙은 우상호 전 의원이 이상헌 의원을 재꼈다.
일산서구에서 5선에 도전하는 김영선 의원과 접전 끝에 승리한 김현미 전 의원 또한 여성파워를 앞세워 당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이번 총선을 통해 원내 제3당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 통합진보당의 심상정 공동대표의 선전은 기대 이상이었다.
경기 고양·덕양갑에서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와 맞붙은 심 공동대표는 개표 마감 전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이다 170표차로 손 후보를 재치고 신승을 거뒀다. 이후 손 후보 측의 재검표 요구를 받아들여 재검표 과정까지 거친 후에야 승리를 확정했다.
‘촌철살인’, ‘호빵맨’으로 불리는 노회찬 통합진보당 대변인 역시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노 대변인은 서울 노원병에 출마해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를 가볍게 따돌렸다. 할 말은 하고야 마는 노 대변인의 국정운영 노선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지금까지 치러진 총선과 비교했을 때 어느 때보다 치열했고, 승패를 가늠하기 힘들었던 19대 총선은 접전과 반전 끝에 금배지의 주인이 가려졌다. 비례대표를 포함해 300명의 당선자 모두가 4․11 총선의 주인공이지만 12월 대선을 8개월 남겨둔 시점에서 차기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이들의 차후 당내 역할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