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기자 기자 2012.04.12 15:49:17
[프라임경제] 코스피 지수가 본격적인 조정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2일 4월 옵션만기일을 맞은 코스피 지수는 북한 리스크, 스페인 구제금융 가능성 제기 등 대외 악재 속에 전일대비 7.78포인트(0.39%) 하락한 1986.63으로 거래를 마쳤다.
4.11 총선으로 하루 휴장했던 코스피는 외국인과 프로그램매도세에 급격히 밀리는 모습이었다. 오전 한 때 2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지수가 1970선 초까지 내려앉았으나 오후 들어 투신과 기금 등 기관 중심으로 매수폭을 늘린 데다 관망하던 개인이 ‘사자세’에 가담하며 낙폭을 다소 줄였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3662억원어치 현물을 매도하며 불안한 투자심리를 대변했다.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9300계약 이상을 팔아 수급 부담을 가중시켰다. 반면 개인은 199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기관도 투신이 1031억원의 순매수를 보인 것을 비롯해 총 2027억원 매수 우위로 거래를 마쳤다.
4월 옵션만기일을 맞아 프로그램매매에서는 비차익거래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비차익거래에서 1138억1400만원, 차익거래에서 884억8100만원의 순매도가 이뤄졌다.
업종별로는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모습이었다. 그간 코스피 상승세를 주도했던 삼성전자의 아성이 흔들리며 전기전자 업종이 2.40% 하락했다. 운수창고, 전기가스업, 의약품, 제조업, 통신업, 운수장비, 보험 업종도 1% 가까운 낙폭을 보였다. 반면 은행, 철강금속, 화학 등 다소 소외됐던 업종들이 1% 대 반등에 성공했다. 이밖에 기계, 종이목재, 서비스업, 증권, 섬유의복 업종 등도 강세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혼조세였다. 코스피 ‘쌍두마차’였던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나란히 2.90%, 0.96% 하락했고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관련주 역시 0.39%, 2.49% 내렸다. 현대중공업, 하이닉스, 한국전력, NHN도 약세 마감했다.
반면 철강, 화학업종의 강세 속에 포스코가 1.35% 반등했으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도 각각 3.51%, 2.47% 급등했다. 시총순위 15위 내에서 신한지주, 삼성생명, 삼성전자우, KB금융 등도 강세로 거래를 마쳤다.
주요 종목 가운데서는 대림산업이 실적 개선 기대감에 전일대비 2.18% 강세를 보였다. SK C&C 역시 메트라이프 차이나 생명 모바일 영업지원 시스템을 수주했다는 소식에 1% 가까이 상승했다. 대우조선해양이 2분기 수주전망 양호 소식에 2% 이상 올랐고 GKL도 삼성증권등 증권사의 호평을 받아 2% 가까이 강세를 보였다.
반면 파미셀은 대규모 유상증자 물량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4.90% 하락했으며 LG패션은 1분기 실적부진 전망에 1%대 하락했다.
스페인의 구제금융설이 다시 제기되는 등 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국내매입 가능성 등 정책적인 대응이 예상되는 만큼 불안감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대투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스페인 구제금융 가능성과 북한 로켓 발사 임박 등 투자심리를 불안하게 하는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지만 실제 증시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일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기술적 반등이 시도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투자심리는 위축된 상황이지만 낙폭이 컸던 종목들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며 “가격메리트가 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11개 등 405개 종목이 상승했으며 하한가 6개 등 395개 종목이 하락했다. 89개 종목은 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코스닥 시장은 3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전일 총선에서 여당이 단독 과반을 차지한 것과 관련해 ‘박근혜 테마주’ 등 정치 테마주가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하며 반등에 한 몫을 했다.
12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0.94포인트(0.19%) 오른 485.71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나란히 ‘팔자’에 나선 가운데 지수를 방어한 것은 개인이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은 209억원은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4억원, 144억원어치를 팔았다.
업종별로는 정치테마주 성향에 따라 등락이 크게 엇갈렸다. 안철수연구소 등 ‘안철수테마주’가 포진한 소프트웨어가 3.29% 치솟은 것을 비롯해 화학, 비금속, 컴퓨터 서비스 등이 1% 이상 상승했다. 반면 ‘문재인테마주’인 바른손이 속한 종이목재와 유성티엔에스가 속한 운송 업종이 각각 5.20%, 2.83% 급락했으며 섬유/의류, 오락/문화, 방송서비스 등도 1% 넘게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희비가 엇갈렸다. 셀트리온이 0.42% 하락 마감한 것을 비롯해 CJ오쇼핑과 골프존이 2%대 낙폭을 보였으며 CJ E&M, SK브로드밴드, 젬백스, 에스엠, 씨젠 등도 약세 마감했다. 반면 다음, 서울반도체, 포스코ICT, 에스에프에이, 메디포스트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안철수연구소가 상한가까지 치고 올라가며 시총순위 5위로 뛰어올랐다.
새누리당의 총선 압승으로 주식시장에서 역시 ‘박근혜 대세론’이 굳어지는 모습이었다. 또 야당의 참패로 안철수 출마론이 다시 재기되며 관련 테마주가 들썩였다.
대표적인 박근혜주인 보령메디앙스, 아가방컴퍼니, EG, 비트컴퓨터 등이 한꺼번에 상한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안철수연구소를 포함해 우성사료, 솔고바이오, 잘만테크 등 안철수 관련주도 줄줄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반면, 바른손, 우리들제약, 우리들생명과학, 조광페인트 등 문재인 관련주는 잇달아 하한가까지 미끄러지는 굴욕을당했다.
또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에 장 초반 급등세를 탔던 방산주는 발사 연기 소식에 일제히 하락 반전했다. 10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전, 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검찰 조사 소식을 알린 엔케이바이오는 10.06% 급락하며 주가가 700원대로 밀렸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상한가 22개를 포함에 444개 종목이 올랐으며 508개 종목이 하락했다. 84개 종목은 보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