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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짚고 헤엄치던’ 공모주투자 “어려워진다”

사람인·빛샘전자 대박…하반기 공모물량 집중 ‘묻지마 투자’ 금물

이수영 기자 기자  2012.04.12 11: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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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해 1분기 신규상장 기업들의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공모주 시장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공모주 투자가 리스크는 적고 수익률은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의 ‘묻지마식 투자’가 해당 종목들의 몸값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3월까지 주식시장에 새로 입성한 기업은 총 6개. 이 가운데 사람인HR(143240), 빛샘전자(072950), 남화토건(091590), 뉴로스(126870) 등은 공모가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공모주 6개 중 4개 수익률 ‘대박’

특히 지난달 21일 상장한 빛샘전자의 경우 상장 당일에만 공모가 대비 100% 상승 출발한 것을 시작으로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2월22일 상장한 사람인HR 역시 공모가보다 2배이상 높게 몸값이 뛰어 관심이 집중됐다.

   
올해 공모주 시장의 인기가 치솟은 가장 큰 이유는 넘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작년 같은 기간 총 18개 기업이 상장한 데 비해 올해는 상장 기업수가 1/3토막에 불과했다.
본지가 올해 1분기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10일 종가기준)을 조사한 결과 사람인HR이 142%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으며 빛샘전자 역시 수익률이 119%에 달했다.

남화토건과 뉴로스는 각각 공모가 대비 65%, 5.7% 웃돌았으며 지난 5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코오롱머티리얼(144620)도 수익률이 40%에 이르렀다. 반면 휴비스(079980)와 동아팜텍(140410)은 각각 -24%, -27%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거뒀다.

올해 공모주 시장의 인기가 치솟은 가장 큰 이유는 넘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작년 같은 기간 총 18개 기업이 상장한 데 비해 올해는 상장 기업수가 1/3토막에 불과했다. 이런 탓에 공모가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4개 기업은 모두 공모청약 경쟁률이 1000대 1을 훌쩍 뛰어 넘었다.

◆풍부한 유동성, 공모주에 몰렸다

동양증권(003470) 최현재 스몰캡리서치팀장은 “올해 1분기에는 공모주 품귀 현상이 특히 두드러졌다”며 “연초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공모주 주가가 급등하자 이후 상장한 종목들에도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연쇄적으로 몰린 것이 주가를 끌어올린 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또 “기관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3월 들어 크게 치솟았는데 보통 수요예측 경쟁률이 높을수록 상장 이후 수익률도 높은 편”이라며 “지난달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빛샘전자와 코오롱머티리얼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평균 273:1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공모가의 또 다른 매력은 낮은 공모가 대비 높은 벨류에이션이다. 한국거래소가 심사청구 단계부터 보수적으로 공모가를 산정할 것을 권고하면서 공모희망가격이 다소 저렴해졌다. 이달 상장한 코오롱머티리얼과 상장예정인 SBI모기지 등도 공모희망가격이 심사청구가격보다 20~30% 낮게 책정됐다.
낮은 공모가 대비 높은 벨류에이션도 공모주의 매력이다. 최근 상장 기업들의 공모가가 저렴해진 것은 한국거래소가 심사청구 단계부터 보수적으로 공모가를 산정할 것을 권고해 가격 거품을 뺐기 때문이다. 이달 상장한 코오롱머티리얼과 상장예정인 SBI모기지 등도 공모희망가격이 심사청구가격보다 20~30% 낮게 책정됐다.

이와 함께 소형주 효과도 공모주 시장 열기에 한 몫 했다. 올해 상장한 6개 기업 중 플러스(+)수익률을 기록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시가총액 규모가 작았다. 시총 규모가 작을수록 기관 혹은 개인투자자에게 배정되는 주식수가 적다. 결국 이런 경우 상장 이후 물량부족에 따라 주가가 급등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최 팀장은 “올해 상장한 6개 종목 중 공모가를 웃돈 수익률을 기록한 4개 종목은 모두 시총 500억원 미만의 소형주”라며 “반면 공모가보다 주가 수준이 낮아진 휴비스, 동아팜텍 등은 공모가 기준 시총이 각각 4209억원, 1936억원으로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이었다”고 말했다.

◆하반기 공모주로 투자대박? “까다롭다”

공모주 시장의 물량부족 사태는 4월 이후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3월 결산을 마감한 기업들이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와 IB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 3개에 불과했던 IPO심사청구 기업수가 3월 9개로 급증했다.

   
 
이달에는 최소 20개 기업이 상장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이미 상장심사를 청구한 기업도 AJ렌트카를 비롯해 17개에 달한다. 거래소 예비심사에서 공모까지 약 4~6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신규상장은 하반기에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최 팀장은 “지난 1분기에는 품귀 현상으로 공모주 투자가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비교적 쉬운 게임이었다면 하반기부터는 공모기업의 옥석가리기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올해는 특히 대기업 계열사의 상장바람이 거셀 것으로 보여 공모주 시장의 관심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연내 상장 계획을 밝힌 대표적인 기업은 현대오일뱅크, 산은지주, 미래에셋생명, CJ헬로비전 등이 꼽힌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6일 한국거래소에 사전청구서를 제출했고 이르면 오는 8월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은지주 역시 지난달 16일 상장 관련 사업착수 회의를 갖는 등 본격적인 킥오프에 착수했으며 4번째 상장 시도에 나선 CJ 헬로비전은 지주사 승인만 마무리되면 올해 4분기쯤 증시 입성 가능성이 높다.